Q. 고혈압·고지혈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60대 중반 여성입니다. 병원에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면 동절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름에 코로나19도 한 번 걸렸고, 화이자 백신으로 1·2차 접종도 했는데 동절기 백신을 추가 접종 해야 하나요. 또 1·2차 때 맞은 백신과는 다른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접종이 가능한가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민주 교수의 조언
최근 정부에서 조심스럽게 엔데믹을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60세 이상의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백신 접종이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코로나19 재감염입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감염자의 20%는 재감염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고령층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요양병원·시설의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재감염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고,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다고 무조건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특히 고령층은 코로나19에 재감염됐을 때 사망 위험도 더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질문을 주신 분처럼 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지병을 앓고 있다면 동절기 백신 접종을 꼭 챙기길 권유합니다.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거나 혹은 백신을 접종했어도 수개월이 지나면 항체 면역이 감소합니다. 언제든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하는만큼 코로나19 동절기 접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약해진 면역 체계를 재활성화해 코로나19 감염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동절기 접종에 사용되는 백신은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추가해 업데이트한 2가 백신입니다. 국내에는 모더나·화이자의 BA.1, BA.4/5 대응 백신 등 4종류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교차 접종이 가능합니다. 모더나든, 화이자든 어떤 회사의 백신으로 접종해도 괜찮습니다. 임상 연구에서도 교차 접종을 했을 때 코로나19 감염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면역원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두 번의 기초 접종을 화이자 백신으로 완료한 사람이 많은데 한 연구에서는 3차를 모더나 백신으로 교차 접종한 군에서는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에 유의하게 더 높은 결합항체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억B세포 반응도 더 우수하게 보고됐습니다.
여러 실사용 데이터로 2가 백신의 위중증 완화 효과도 확인했습니다. 미국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2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 기존 mRNA 1가 백신 접종자와 비교해 코로나19 입원 예방 효과는 73%로 분석했습니다. 한국도 비슷합니다. 2022년 11월 13일부터 12월 10일까지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접종 후 확진되더라도 미접종자에 비해 중증 진행 위험이 9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규제가 완화될수록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60세 이상 노인층과 면역저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에 꼭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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