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의심 결절 있을 땐 측경부 림프절 전이 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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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의원 이비인후과 원장

대다수 환자는 어떤 질환을 진단받고 수술이 필요할 경우 적어도 2~3곳 이상의 병월을 찾아 검사 결과를 비교해본다. 진단이 정확한지, 정말 수술이 필요한지 재차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리라 짐작된다. 갑상샘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앞둔 환자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병원을 찾으며 재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진료실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환자를 자주 접한다. 타 의원이나 병원은 물론,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갑상샘암 검사 및 진단 기록을 가져와 재상담을 원하는 환자가 다수 있다. 이런 환자에게는 갑상샘암 검사에 대해 한 번 더 충분히 설명하고 초음파검사를 다시 꼼꼼하게 시행한다. 타 병원에서 발견하지 못한 림프절 전이를 새롭게 발견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20대 여성 환자가 본원을 내원해 수술 상담을 받았다. 의원과 대학병원 2곳에서 갑상샘 초음파검사, 세포검사, CT검사 등을 하고 갑상샘 협부(갑상샘 좌우 엽을 연결하는 부위)에 약 2㎝ 크기의 유두암을 진단받은 환자였다.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CT 판독 결과에서는 갑상샘 협부에 갑상샘암 의심 결절이 보였으나 전이 의심 소견은 없다고 했다. 본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다시 시행했다. 검사 결과 갑상샘 협부에 암 의심 결절과 함께 오른쪽 측경부 4구역과 왼쪽 측경부 2구역, 3구역 경계 부위에 갑상샘암 전이가 의심되는 회색 덩어리를 발견했다. 이 두 림프절에 세포검사 및 갑상글로불린 단백질검사를 추가로 진행해 갑상샘 협부암이 양측 측경부 림프절로 전이됐음을 확인했다.

30대 남성 환자의 사례도 유사하다. 대학병원에서 초음파검사와 총생검을 실시한 결과 양성 결절로 진단받고 본원을 찾았다. 본원 초음파검사에서는 갑상셈암이 의심돼 세침흡인세포검사를 다시 시행했다. 왼쪽 측경부 림프절에 갑상샘암 전이 소견을 보여 추가 검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갑상샘암의 림프절 전이 소견을 진단받았다. 이후 갑상샘절제술과 중심경부 및 측경부 절제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갑상샘 유두암 여포성 변이로 확진됐다. 또한 59개의 림프절 중 7개에서 림프절 전이를 확인했다.

갑상샘암 의심 결절이 있을 경우 갑상샘 결절에 대한 세포검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갑상샘 주변의 중심 경부는 물론 측경부 림프절에 대한 검사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보통 갑상샘암은 목의 중앙 부위에 있는 중심 경부 림프절에서부터 전이가 시작돼 암이 진행할수록 측경부 림프절까지 전이가 일어난다. 다만 중심 경부 림프절 전이 없이 측경부 림프절로 전이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갑상샘 유두암은 림프절 전이가 잘 일어난다. 수술 전 림프절 전이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수술한다면 머지 않아 재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보통 타 병원에서 갑상샘암 의심 결절 진단을 받고 내원하는 환자들은 갑상샘 결절 세침검사나 초음파검사, 세포검사 등에 대한 결과는 있지만 측경부 림프절에 대한 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타 병원에서 갑상샘암 검사 후 본원에 내원한 환자 712명을 분석해보니, 이 중 66%는 초음파검사에서 측경부 림프절 검사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서도 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가 35%에 달했다. 측경부 림프절 검사가 누락된 환자를 대상으로 본원에서 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약 7%의 환자에서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발견됐다.

갑상샘암 진단은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진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검사 범위에 차이가 나타난다. 자연히 검사 소견도 달라진다. 특히 측경부 림프절 전이 여부는 갑상샘암의 수술 범위를 좌우하는 중요한 소견이다. 갑상샘 의심 결절 검사 시 측경부 림프절 전이 검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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