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살 빼고 싶다고요? 이것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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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픽] 〈44〉디지털 건강관리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Q.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변함없이 다이어트에 도전중인 40대 여성입니다. 새해만 이번엔 꼭 살을 빼려고 결심하지만, 한달 두달 지나고 마지막달인 12월에도 늘 체중엔 변함이 없어 스트레스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나잇살만 늘어나는 것 같아 더 고민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보니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렇게 하면 좀 효과가 있을까요?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살짝 꺼려지기도 합니다. 건강관리를 습관화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 진료센터 이길연 교수의 조언

건강을 습관화하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정초엔 새 달력을 보며 '살을 빼겠다' '담배를 끊겠다' '운동을 하겠다' 등 건강관리 결심을 합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면 단단했던 각오는 눈녹듯 사라집니다. 새해 결심을 연말까지 1년 동안 지킨 비율은 8%에 불과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습관화하려면 전략이 필요합니다. 

인생을 바꾸는 건강 습관은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새해라고 몸에 굳은 행동을 하루 아침에 바꾸긴 참 어렵습니다. 건강을 챙긴다고 그동안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매일 한두시간씩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스트레스로 작용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루다가 실패하기 쉽습니다. 

몸에 밴 습관을 바꾸려면 처음엔 사소할 정도로 부담 없는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변화가 크지 않으면서 현실적으로 매일 지킬 수 있는 수준이 적당합니다. 예컨대 걷기 운동을 결심했다면 ‘점심 식사 후 건물 한 바퀴 돌기’ 부터 실천하는 식입니다. 첫 시작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지킬 수 있는 약한 강도가 좋습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더 큰 목표에 도전하기 쉽습니다.

매일 스스로 건강을 챙기기 어렵다면 오늘 하루 몇 걸음이나 걸었는지, 체중은 얼마나 늘었는지, 체지방 수치는 어떻게 변했는지 등을 수치화해 알려주는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걷기 등을 통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생활 속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데 도움을 줍니다. 사실 건강을 관리해주는 다양한 유형의 앱이 많습니다. 실제 사용해보면서 본인이 쓰기 편한 앱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내가 앱에 자주 접속하면서 활용하지 않으면 건강관리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하루하루의 일상 습관을 기록해주는 로디(ROTHY)라는 앱으로 매일 얼마나 걸었고, 잠을 자고, 내 수준에 맞는 건강 습관 미션을 달성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이 걸었더니 3년간 10㎏이나 감량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하루 5000보 걷기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신체 활동량을 늘려주면서 걷기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나만을 위한 건강 루틴을 만드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건강한 삶은 매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이 만드는 결과 입니다. 지금 현재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고, 언제 잠을 자는지 등 평소 생활습관이 20년 후 나의 건강상태를 결정합니다. 먹는 것에 비해 덜 움직이면 몸이 뚱뚱해지면서 체형이 변하고 고혈압·당뇨병 같은 생활습관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반대로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신체 활동량이 많으면 전신 상태가 좋아져 건강 수명이 늘어납니다. 좋은 생활 습관은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 비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점심식사 직후 20분 정도 산책을 추천합니다. 혈당 조절 효과가 커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입니다. 스마트 워치로 다양한 건강 지표를 측정하면 자신의 전신 상태를 포괄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건강은 아프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신체 활동량을 늘리면 살도 빠지고 활력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2023년 까만 토끼의 해에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한 해를 보내길 바랍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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