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로 휴대폰 사용, 젊은 척추는 점점 병든다

인쇄

서울연세병원 척추센터 이응재 원장

서울연세병원 척추센터 이응재 원장.

한국 사회가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인 비율이 20%를 넘기면서 척추·관절 질환 같은 노인성·퇴행성 질환을 앓는 사람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발병이 증가해 우려스럽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서 2021년 국내 척추질환 신규 환자 10명 중 4명은 20~30대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수는 총 1131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22%다. 불과 10여년 전인 2011년(19.3%)보다 2.7%p 늘어난 것이다. 평균 진단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2012년 41.8세였던 것이 2021년에는 36.9세로 줄었다. 관절도 비슷한 추세다. 평균 진단 연령이 2021년 44.7세에서 2021년 41.8세로 젊어졌다. 

학계에서는 젊은 척추·관절 환자의 증가의 원인을 디지털기기의 오랜 사용을 대표적 원인으로 꼽고 있다. 꾸부정한 자세,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로 휴대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이 근골계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근무 환경, 생활 습관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젊은 척추·관절 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한 통증에도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은 이유는 수술에 대한 공포심과 재발에 대한 속설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척추 질환 환자 가운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초기에 증상을 발견할 경우 전체 환자의 90% 정도는 보존적 치료 혹은 비수술 치료 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대표적인 척추 질환에는 목·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이 두 가지 질환은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구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가벼운 통증일지라도 허리에 생긴 통증이나 부상은 방치하게 되면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본 후 맞춤 처방에 따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에는 보존요법과 수술요법 중간에 있는 척추내시경적 다양한 치료가 많이 선호되기도 한다. 최소 상처, 최소 침습 치료법으로 허리에 1cm 미만의 구멍을 내어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고 수술 후에도 짧은 입원 기간으로 일상 복귀가 빠르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고령자나 만성 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 역시 받을 수 있으며 수술로 수혈과 재활이 필요 없고 척추 불안정과 같은 후유증이 드물다는 장점이 있다. 

잘못된 자세는 목과 등뼈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주어 경추 주위의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새해 디지털기기 등을 사용할 때에는 30~40분마다 목과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으로 척추·관절 관리에 신경쓰는 것을 권한다.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