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도 많아도 안되는 철분, 어떨 때 검사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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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40〉 철분 검사 대상과 수치 해석법

흔히 챙겨 먹는 영양제 가운데 하나가 철분제입니다. 철분은 적혈구 속 혈색소(헤모글로빈)의 필수 구성성분으로,  혈색소는 몸속에서 산소를 실어나릅니다. 몸속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을, 너무 많으면 간·심장·췌장 등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속 철분이 적정량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건강 이상 신호임을 감지해 원인질환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40번째로 철분 검사의 대상과 수치 해석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철분 검사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우선, 혈중 철수치를 확인하는 '혈청 철분 검사'입니다. 팔 정맥에서 피를 채취하는 방식입니다. 혈청 철의 농도는 하루 중 아침에 가장 높아 아침 채혈이 권장됩니다. 정상인의 혈청 철분 농도는 50~160g/dL입니다. 50g/dL보다 낮으면 몸속 철분 결핍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체내 철분이 부족하면 혈색소가 충분량 만들어지지 못해 산소가 원활히 운반되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어지럼증, 숨 가쁨, 피로 등 증상을 동반하는 빈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철 결핍성 빈혈로 진단되면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해 치료해야 합니다. 160g/dL보다 높으면 혈색소 침착증을 의심할 수 있는데요. 유전적으로 철분이 체내 너무 많이 흡수·저장되는 질환입니다. 이럴 경우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청 페리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혈청 페리틴 검사는 팔의 정맥에서 피를 뽑아 체내 저장된 철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페리틴은 철을 포함하는 단백질로, 혈액 내 철의 저장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혈중 페리틴 수치가 남성이 21.81~274.66ng/mL, 여성이 4.63~204ng/mL이면 정상에 해당합니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수치가 낮은데, 이는 월 1회 생리하면서 철분을 잃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가 '20ng/mL 이하'라면 몸속 철분 저장량이 고갈됐다는 뜻으로 철분 결핍성 빈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피로, 두통, 다리 통증, 현기증, 호흡 곤란, 이명 등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빈혈은 아니지만 비타민C 결핍, 갑상샘기능항진증일 때 혈중 페리틴 수치가 낮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헤모글로빈 농도에 따른 혈관 내부 이미지. 빨간 원반 모양이 헤모글로빈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300ng/mL 이상이면 몸에서 철분을 필요 이상 흡수하고 있다는 뜻으로, 조직과 장기에서 철 복합체의 증가를 초래해 염증과 함께 조직·기관의 기능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수치가 1000ng/mL를 넘으면 철 과잉증으로 진단하며, 백혈병·암·간염·관절염 등이 원인질환일 수 있습니다. 혈중 페리틴 농도는 음식물 섭취 여부에 따라 변할 수 있어 채혈하기 12시간 전부터 금식해야 합니다.

이밖에 '총철결합능(TIBC; total iron binding capacity) 검사'도 있습니다. 총철결합능은 혈액에서 단백질과 결합해 운반될 수 있는 철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높을 경우 대개 철 결핍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임신한 여성,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이 수치가 높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색소증, 철이 축적되는 빈혈, 영양 결핍, 염증, 간 질환, 단백뇨가 나타나는 신장질환인 신증후군 환자에게서는 총철결합능 수치가 낮게 측정됩니다.  

▶만성 피로감 ▶어지럼증 ▶허약감 ▶두통 등이 있다면 철분 검사 중 한 가지 이상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인 총 혈구검사에서 적혈구 용적률, 혈색소 수치가 낮게 나오는 등 비정상 소견이 있을 때도 철분검사가 권장됩니다.  
 
Tip. 종류도 다양한 빈혈, 이렇게 달라요

철결핍성 빈혈


가장 흔한 빈혈의 형태로, 혈색소의 주요한 구성 요소인 철분이 부족해 혈색소 합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합니다. 거대적혈모구빈혈: 비타민 B12나 엽산의 결핍으로 DNA 합성 과정에 오류가 일어나서 발생합니다.  

용혈 빈혈

적혈구의 정상 수명은 평균 120일인데, 이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적혈구가 지나치게 많이 파괴돼 발생합니다. 용혈이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간·비장 등에서 일어나는 용혈, 혈관 내에서 직접 일어나는 용혈로 구분됩니다. 선천적으로 유전구형적혈구증이나 겸상적혈구빈혈, 후천적으로 자가면역질환, 감염, 악성종양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재생불량 빈혈

골수 안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해 적혈구 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합니다. 이때는 적혈구뿐만 아니라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도 같이 저하됩니다. 선천질환에 동반되거나 후천성으로 방사선, 벤젠 등의 화학물질이나 바이러스,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 빈혈

만성 염증 질환, 류마티즘 질환, 감염, 악성종양 같은 전신 염증 질환과 연관돼 나타나는 빈혈을 말합니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건강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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