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는 데도 고혈압약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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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혈압 수치 상승, 지속적인 약물치료 중요

혈압은 수치가 높아도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치료를 시작해야 할지, 고혈압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한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기보다 적절한 치료를 권장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김병규 교수의 도움말로 고혈압약 복용 원칙을 알아봤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다. 혈압 수치의 정도에 비례해 사망률이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은 발병하면 재발 위험이 높고 돌이키기 어려우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젊을 때부터 고혈압의 위험 요소를 조절하는 것이 노년기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병원에 왔을 때만 혈압이 높게 나타나는 백의 고혈압이나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는 가성 고혈압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이유는 혈압을 조절해 혈압 상승에 따른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함이다.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고 고혈압으로 진단됐다면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 대다수는 한 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고혈압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고 혈압이 정상 범위로 유지된다고 해서 고혈압약을 중단해서도 안 된다. 다만 사람에 따라 약 복용을 중단하기도 한다.

고도 비만이 고혈압의 원인인 사람의 경우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체중을 감량해 혈압이 떨어진다면 고혈압약을 끊을 수도 있다. 위암이나 장 수술 등 큰 수술을 받은 후 식사량이나 체중이 줄면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땐 약을 줄이거나 끊어야 할 수 있다. 고혈압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며 나이가 들수록 혈압 수치가 올라가므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 조절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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