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강암은 입술과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증상이 비교적 평범해 늦게 발견되는 암이다. 전체 암의 3~5%를 차지하며 흡연,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게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정우 교수는 "구강암은 얼굴에 발생하고, 입 안에 있어 수술이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구강암 환자의 치료는 환자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감한 결단력과 수술 이후 재건과 재활,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폭넓은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강암은 턱뼈에 급속히 퍼지며 성장하는 악성종양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안에 아물지 않는 상처나 통증이 2~3주 이상 간다거나, 갑자기 목이 쉬고 이 증상이 2~3주 동안 낫지 않을 때도 병원에 꼭 내원해야 한다. 입과 목 주변이 붓거나 혹이 생겼을 때, 입과 목구멍에서 반복적인 출혈이 있을 때, 입과 입술에 생긴 붉거나 흰 반점에도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구강암은 암 조직을 떼기가 굉장히 어렵다. 암은 세포로 이뤄졌기 때문에 보통 암 수술을 할 때는 암 조직에서 1㎝ 정도 더 여유 있게 드러낸다. 다만 얼굴이나 입 안 같은 경우는 1~2㎝에도 턱, 코, 눈 등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으면서 암 조직을 완전하게 절제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구강암은 항암 치료나 표적 치료 효과가 그렇게 좋지 않다. 수술이 가장 중요하다. 이 교수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 가이드를 만들어 재건 시 환자 얼굴 윤곽을 예측하는 치료도 있다. 구강암 수술과 재건 같은 정밀하고 미세한 수술에 정확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암 부위가 너무 많이 퍼져있거나 환자가 수술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되지만, 이는 연명 치료에 가깝다.
수술 후 재건에는 턱뼈에 임플란트 치아를 심거나 혀 일부 상실 시 허벅지 살과 혈관을 함께 떼어 재건하는 등 다양한 수술이 진행된다. 턱뼈가 사라지면 종아리뼈를 필요한 만큼 절취해 하악재건술을 시행한다. 재건된 구강은 재활이 필요한데 말하는 연습, 삼키는 연습과 같은 재활 치료가 진행된다.
이 교수는 “구강암은 수술을 잘 받으면 생존율이 높으므로 너무 걱정하기보다 병원 치료를 빨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1년에 1~2번 스케일링을 통해 지속해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구강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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