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많은 유방암, 맞춤 치료와 수술 후 건강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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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중앙대광명병원 암병원장

여성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유방암. 세계 여성암 발생률 1위,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다. 한 해에만 국내 2만 명 이상이 새롭게 유방암으로 진단받는다. 유방암을 우려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 치료 권위자로 꼽히는 중앙대광명병원 김이수 암병원장에게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법을 물었다. 


-어떤 경우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나.
"유방암은 대부분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방암에 의해 통증이 발생한 경우 해당 부위를 비교적 뚜렷하게 찾아낼 수 있다. 보통 한쪽 유방에서만 통증이 느껴지며 환자들은 “칼로 찌르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이전과 달리 유방 조직 또는 겨드랑이에서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방의 굴곡이 변했다면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국내 환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전체 여성암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10만 명당 34.3명꼴로 유방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발생률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을 보면 0기암의 경우 100%에 가깝고 4기는 20% 미만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땐 평균 76% 정도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가.
"유방암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인 요인과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비롯해 방사선 노출, 고지방식, 알코올 섭취, 흡연, 환경호르몬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여성호르몬이 대표적인 인자다.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발생 위험이 높다. 출산과 모유 수유 경험이 없거나 빠른 초경, 늦은 폐경을 경험하며 생리를 오래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폐경 이후 비만이 된 경우에도 여성호르몬이 많아져 위험도가 올라간다." 

-자가 검진으로도 조기 발견이 가능한가.
"정기적으로 유방 자가 검진을 진행하는 것도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현재 ▶30세 이후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실시하고 ▶35세 이후는 2년 간격으로 임상 검진을 ▶40세 이후는 1~2년 간격의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권고 연령보다 이른 나이부터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예전에는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항암화학요법, 호르몬치료, 방사선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생겼다. 선행 화학 요법을 진행해 암세포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 방법의 경우 유방암의 조직학적인 측면, 위치, 범위, 환자의 정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특히 수술할 땐 근치성, 안전성, 기능 보존, 수술 후 삶의 질 등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특히 중앙대광명병원 암병원은 다학제 협진 프로세스를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병원 내부에는 암과 관련된 모든 검사실이 배치돼 있다. 암 조직검사와 결과 확인, 입원, 수술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약 일주일 사이에 끝낼 수 있다. 원스톱 진료가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잦다고 하던데. 
"유방암은 수술 후 5년 이내에 재발이 많이 생기는 암 중 하나다. 재발 방지를 위해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방암 극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을 높이는 일이다. 면역세포가 충분하고 활성도가 높으면 암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다. 선천적인 유방암은 전체의 5~10% 수준이다. 나머지 90~95%는 외부요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생긴 것이다." 
 
-유방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유방암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지속적인 운동과 식습관을 통해 유방암의 재발 가능성과 발병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운동의 경우 하루 30분, 일주일에 3~4일 정도 유산소 운동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산 등 자신이 선호하는 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우리 몸의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억제하는 콩과 아마씨 같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또한 에스트로겐 신호의 강도를 높이는 동물성 지방이나 오메가-6 지방을 피하면서 오메가-3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한 식품은 등 푸른 생선(연어, 고등어, 청어, 꽁치, 대구)이 대표적이다. 당 섭취는 줄여야 한다. 당 흡수가 증가할수록 인슐린 분비가 촉진된다. 인슐린과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상호작용은 더욱 강한 에스트로겐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술도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코올은 섭취량에 비례하는 패턴으로 유방암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 극복을 위해 지켜야 할 생활수칙

1. 정확한 시간에 약제 복용하기

2. 적정한 체중 유지하기
3. 평소 욕심을 덜어내며 스트레스 줄이기
4. 색깔별로 다른 5가지의 과일 섭취하기
5. 밤에 커피와 술을 멀리하며 숙면 취하기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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