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아래로 뭔가 튀어나왔다? 자궁탈출증의 효과적인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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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병원] 〈32〉부인과 수술과 동반 질환 같이 치료할 수 있는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어머니(66)께서 수년 전부터 사타구니 아래로 뭔가 튀어나온 느낌이 있다고 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밑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잔뇨감이 심하다고 해서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골반장기 탈출증(자궁탈출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고 안전한가요.

 
의사의 한 마디
: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전혜선 교수

골반장기 탈출증이란 자궁이나 방광, 직장 등 골반 내 장기가 정상적인 위치에서 질 밖으로 빠지는 질환입니다. 질 앞쪽이 빠지는 경우를 방광류, 질 뒤쪽 벽이 늘어지는 직장류, 자궁경부가 질 밖으로 밀고 내려오는 자궁탈출증으로 나뉘며 심한 정도에 따라 1~4기로 분류합니다.


증상은 다양한데요, 증상이 아예 없거나 요통, 골반통, 빈뇨, 절박뇨, 요도 압박에 의해 덩어리를 밀어 넣어야 소변을 볼 수 있는 배뇨 장애, 변비 등이 있습니다. 질 부위의 묵직한 증상을 호소하며 무거운 것을 들거나 온종일 서 있으면 증상이 심해진다고 얘기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질 밖을 통해 계란 또는 감귤만 한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2기 이상일 때부턴 이상 있음을 스스로 자각하게 됩니다. 근래에는 2년마다 의무화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궁경부암 검진을 하면서 우연히 알게 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골반 바닥 지지층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질식분만 시 난산이나 다산 등으로 손상을 받은 경우 또는 비만이나 만성 폐 질환, 변비, 쭈그리는 자세, 무거운 짐 들기 등으로 평소 복압이 증가할 수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한 경우, 노화에 의한 골반 지지 조직의 약화 등으로 발생합니다. 이는 천천히 진행되는 병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 습관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며 케겔 운동(골반저근육 강화 운동)과 체중 감량 등으로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들의 증상 정도와 나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 활동성 등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크게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치료로 나눕니다. 비수술적 요법은 환자가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기저질환으로 수술받기 어려운 경우 실리콘 제제로 둥글게 만들어 골반 장기의 질 밖 돌출을 막아주는 페사리가 있습니다. 수술적 요법은 질 쪽 또는 복부 접근을 통한 자가 조직 또는 인공 그물망을 사용해 위에서 고정해주는 골반 재건술과 이래를 막아주는 질 폐쇄술로 나뉘는데, 환자의 증상이나 전신 상태를 고려해 결정합니다.

6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했거나 3기 이상이면 일반적인 수술로는 재발이 예상될 수 있습니다. 이땐 천골질 고정 수술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접근하기 어려웠으나 최근엔 로봇 등 내시경 수술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의료진과 여러 수술법에 대해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후에도 재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 습관 개선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기존엔 7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대다수였으나 최근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40~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환자들이 골반장기 탈출증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이 질환에 많은 관심과 정보를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고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전질벽과 후질벽 교정술과 같은 간단한 수술은 작은 병원에서도 시행할 수 있지만, 당뇨병·고혈압 등 내과 질환이나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고령의 환자들은 부인과 수술뿐 아니라 동반 질환을 같이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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