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농증·코로나19로 냄새 못 맡는다면 어떤 검사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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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36〉 후각 검사 종류·방법

어느 순간부터 냄새를 잘 못 맡는다면 후각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후각장애는 후각 기능이 떨어졌거나 완전히 상실된 단계를 가리킵니다. 후각장애를 방치하면 음식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유해물질의 냄새에 둔감해져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인데요. 후각 장애가 의심될 때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36번째로 후각 검사 종류·방법을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후각장애는 냄새 원인 물질이 후각세포까지 닿지 못하는 '전도성 후각장애', 후각 관련 신경의 이상이 원인인 '감각 신경성 후각장애'로 구분합니다. 전도성 후각장애는 축농증, 비염, 부비동염, 알레르기, 코물혹(비강 폴립) 같은 코 질환이 원인입니다. 이들 질환으로 인해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많이 흐르고, 코물혹 등으로 비강이 좁아지면 후각 자극 물질이 후각 세포까지 도달하기 어려워 냄새를 못 맡게 됩니다. 원인 질환만 치료해도 70~80%는 후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감각 신경성 후각장애는 냄새 원인 물질이 후각세포까지 도달했지만 후각신경이 반응하지 않거나 중추신경이 냄새를 잘 가리지 못해 발생합니다. 심한 상기도 감염,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 머리 외상, 흡연 등이 원인입니다.  

후각장애가 의심될 땐 비강 진찰과 함께 후각 검사, 비강 내시경 검사, 미각 검사, 비부비동 엑스레이·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중 후각 검사는 이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맞히는 '후각 인지 검사(CC-SIT)', 냄새를 얼마나 잘 맡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후각 기능 검사(KVSS)'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후각 인지 검사는 바나나·초콜릿·계피같이 익숙한 냄새를 맡게 한 후 4가지 보기에서 선택하게 해 정확히 맞힌 점수를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할 때도 반드시 문항 1개를 표시해야 합니다.  


후각 기능 검사는 다양한 농도의 부탄올을 이용하는 검사법입니다. 부탄올은 악취의 하나로, 단계마다 3개의 펜 중 부탄올이 든 펜을 맞히는 방식입니다. 부탄올 농도가 가장 낮은 1단계부터 시작해 단계별 3개의 펜 냄새를 모두 맡게 한 후 부탄올이 든 펜을 선택합니다. 1단계에서 부탄올이 든 펜을 맞히지 못하면 2단계로 올라가는 식입니다. 후각 기능 검사를 통해 후각이 감지할 수 있는 최소 자극량을 점수로 산출하고, 후각 인지 검사 점수를 합산해 후각장애 정도를 최종 평가합니다.  
간혹 없는 냄새를 맡는 환후각, 본래의 냄새와 다른 냄새를 맡는 착후각증의 경우 정신과 질환, 간질·뇌종양 같은 뇌의 기질적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감기 후유증으로 나타난 후각장애는 발병 초기에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를, 유지 요법으로 알파라이포익산 약을 처방합니다. 비용종 같은 부비동 질환과 관련한 후각장애엔 스테로이드 치료와 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후각을 잃은 기간이 너무 길면 부비동염이 좋아져도 후각이 돌아오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 외상으로 인한 후각 소실은 치료가 힘들 수 있습니다.  

도움말=송창면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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