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퇴행성 관절염엔 인공관절 수술이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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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

나이가 들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관절 통증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점점 닳고 손상되면서 염증과 함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엔 관절 주변에 있는 조직들이 경직돼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진다. 초·중기에는 보존적 치료만으로 통증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말기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무릎 연골은 한 번 닳아 없어지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릎관절 명의인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에게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가. 
“인공관절 수술 고려 대상은 ▶보존적인 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무릎 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경우 ▶나이가 아주 고령인 경우 등이다. 많은 환자들이 인공관절 수술을 두려워 하지만, 이는 효율적인 수술법 중 하나다. 퇴행성 관절염 말기로 잘 걷지 못했던 환자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통증 없이 편안하게 움직이면서 지낼 수 있다.”

-수술 전 처리, 수술, 재활까지 3단계 중요성을 강조하던데.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땐 여러 가지 요소들이 환자의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크게 수술 전 처리와 수술, 재활 등 세 가지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수술 전에는 환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수술 전 피해야 할 것들과 수술 방식 등을 논의하는 단계다. 입원을 하게 되면 수술 전에는 통증 조절을 위한 약제와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출혈을 감소시키는 약제를 사용한다. 이와 같은 수술 전 처치가 잘 이뤄져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단계에서는 의사의 경험과 시행 병원이 매우 중요하다. 수술하는 병원 자체가 무균 시설 등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 위해 적합한 세팅이 돼 있는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인공관절은 감염에 취약하다. 감염이라는 합병증이 생겼을 땐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하고 재수술이 요구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재활이 중요하다. 환자의 통증 관리와 재활 수준이 인공관절의 생존율을 결정한다.” 

-국내 최초로 바이오센서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시도했다고.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깎는 수술임에도 흔히 연부 조직 수술이라고 말한다. 주변 근육과 인대 등 연부 조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은 무릎의 밸런싱 측면에서 바이오센서를 통해 압력을 측정해왔다. 수술 중에 인공관절을 삽입한 뒤 실질적으로 환자가 움직였을 때 0도부터 140도까지 각도를 측정하며 확인한다. 연부조직을 늘려주는 과정에서 밸런스를 거의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 
“일단 환자의 나이가 중요하다. 너무 어리거나 고령일 경우 인공관절 수술 후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관절의 생존율이 갈수록 떨어진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더라도 무릎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보고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고령일 경우 근육이 약해져 있는 상태여서 회복 정도에 한계가 있다. 보통 6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실시한다. 또한 당뇨, 흡연·음주, 성별에 따라 수술 결과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보다 염증 발생률이 4배 더 높다. 수술 전에 철저히 당뇨 조절을 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흡연과 음주를 하는 경우 통증이 더 발생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은 여성이 남성보다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은 편이다. 비만이어도 인공관절의 생존율이 떨어지므로 수술 전후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근력 운동을 하면 수술 후 재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술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주치의가 실제 집도하는 수술 시간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취를 하고 환자가 회복실에 들렀다 나오는 시간까지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입원 기간은 한쪽 무릎 기준 2주 내외다. 이때 병원에선 통증을 조절하며 스스로 재활을 할 때 필요한 활동 기간을 갖는다. 수술 후 4~6주가 되면 30분 이하로 아프지 않게 걸을 수 있다. 3개월 이후엔 1시간 이상 통증 없이 걸으면서 계단을 오르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 이후부턴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실시한다. 마모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대처하기 위해서 환자의 상태를 미리 체크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퇴행성 관절염은 병기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 기수에 맞게 치료하는 일이다. 초기에는 운동치료와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중기에는 관절내시경과 줄기세포치료, 절골 수술 등이 이뤄진다.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앞서 이야기 했듯 이땐 근력과 움직임의 상태가 중요하다. 평소에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수영과 평지 걷기, 자전거 등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특히 인공관절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는 수술 결과도 좋을뿐더러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퇴원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수술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 병원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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