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 걸렸어도 고령층 인지기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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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원장원 교수팀, 사회 활동 감소 및 우울 증상 등이 영향

코로나19 팬데믹이 고령층의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제1저자 정재훈 3년차 전공의)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72~84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인지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년마다 다양한 기능을 평가·검사하며 추적·관찰하는 한국 노인노쇠코호트 국책과제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2017년 참가자 1027명과 2018년 참가자 879명을 그룹화해 2년 후 인지기능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이후 2017년 참가자는 2019년 변화폭을, 2018년 참가자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변화한 폭을 평가했다. 이때 치매로 진단받거나 인지평가(MMES) 점수가 10점 이하인 경우에는 제외했다.

그 결과, 즉시 기억을 평가하는 단어 목록 기억하기에서는 2017년 그룹에 비해 2018년 그룹의 평균값이 2년 후 0.67점 더 감소했으며, 지연기억 평가항목인 단어목록 회상하기에서도 0.28점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인 2019년보다 코로나 팬데믹이 속했던 2020년에 인지기능 감소 폭이 컸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활동 감소 및 사회적 격리, 그에 따른 우울 증상 등이 인지기능 장애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체내 염증 물질 증가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장원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도 팬데믹을 겪으면 노인의 인지기능이 감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기존에 발표된 코로나19 감염 시 인지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와는 달리,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간접 영향으로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인지기능이 감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인 국제환경 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8월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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