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은 뇌와 안구를 제외한 머리와 목에 생기는 모든 암을 말한다. 코, 입 안, 침샘, 후두 및 인두, 갑상샘 등 다양한 부위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박기남 교수는 “두경부암은 초기에 암을 특정할 수 있는 증상이 없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먹고, 말하고, 숨을 쉬는 등 생활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부위에 생기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흉터·기능 결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경부암 증상은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구강이나 인·후두에 암이 발생하면 목 통증과 목소리 변화, 목의 이물감, 낫지 않는 입 안 궤양,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삼킴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침샘암의 경우 통증 없이 종물(혹)이 나타난다.
가장 많이 생기는 두경부암 유형은 흡연과 음주가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편평상피세포암’이다. 비인두암, 편도암을 비롯한 구인두암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가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 결핍 질환이나 다양한 만성 염증성 질환도 두경부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두경부암은 국소·전신 마취 하에 병변의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후 암의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법)와 같은 영상의학 검사를 시행한다. 암의 전신 전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PET-CT(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를 사용하는 핵의학 검사를 시행한다. 암 종류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두경부암의 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암 발생 위치, 암의 종류, 병기,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수술로 병변을 제거하고 수술 병리 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선 또는 항암치료를 시행하거나, 항암·방사선 동시 요법을 시행한다. 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과와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면 치료 성적이 더 좋다. 박 교수는 “두경부암 환자는 심미적인 요인뿐 아니라 먹고, 말하고, 숨을 쉬는 등 기능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한 재건 수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위험요인인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금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두경부암으로 진단받았다면 흡연이 암 재발에 기여하고 폐 등 다른 부위에 암을 유발하므로 금연을 해야 한다. 또, 적절한 운동과 함께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많은 사람이 증상을 느끼고 있음에도 암으로 진단되는 것이 두려워 조기 검진을 미루고, 진단됐을 때 크게 낙심하곤 한다. 그러나 암을 비롯한 모든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머리나 목에 사소한 증상이라도 생기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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