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하면 염증 안 생긴다? 생리대 화학 성분이 생리통 악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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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생이 궁금해하는 여성 건강 궁금증 Q&A

"브라질리언 왁싱하면 질염에 안 걸리나요?" "구강성교 때 입속 세균에 감염될까 걱정인데 사전에 양치하면 괜찮은가요?" "생리대 속 화학성분 때문에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나요?"

지난 15일 생리대 브랜드 오드리선이 주최해 서울여대 강당에서 열린 ‘여풍당당 토크 콘서트’ 현장에서 쏟아진 여성 건강 관련 질문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정연(산부인과 전문의) 지인산부인과 대표원장은 생리대의 올바른 선택법과 생리대 종류별 사용법, 피임법과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수칙 등을 강조했다. 이날 주목받은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김정연 산부인과 전문의가 서울여대 강당에서 열린 '여풍당당 토크 콘서트'에서 다양한 피임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질의 : 탐폰 때문에 감염될 수 있나요? 
응답 :간혹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을 넣은 사실을 잊어 오랫동안 삽입한 채 지내다가 생리가 끝났는데도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탐폰이 썩은 채 방치된 상태다. 갈지 않고 두면 흡수체에서 포도상구균이 증식해 자궁으로 넘어가 감염될 수 있어 위험하다. 이로 인해 독성 쇼크가 올 수 있는데, 외국에선 사망하거나 하지를 절단한 사례가 있다. 탐폰을 사용할 땐 6시간 간격으로 교체해주고, 최대 8시간까지만 사용해야 한다. 언제 넣었는지 기억하고 자주 갈아야 한다.
 
 질의 : 브라질리언 왁싱하면 염증 안 생길까요?
응답 : “브라질리언 왁싱의 장단점이 있다. 털이 없어져 생리혈이 묻지 않아 냄새는 덜해질 수 있다. 하지만 털이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인그로운헤어' 현상이 나타나 모낭염을 유발할 수 있다.”
 
 질의 : 생리통이 생리대 때문에 심해질 수 있나요?  
응답 : “생리대의 화학 물질이 생리통의 한 원인일 수 있다. 생리대의 화학 물질에 생리혈이 들어가면 균이 증식해 밑이 빠지는 느낌, 외음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생리 때마다 이 같은 증상이 반복한다면 화학 성분이 없는 유기농 생리대로 바꾸는 것도 좋다. 생리통 완화에 가장 효과적인 건 소염진통제다. 생리통 발생 원인이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생리 활성 물질이다. 자궁을 수축하는데, 이때 생리통이 발생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은 따뜻한 차, 온수팩도 효과적이다.”
 
 질의 : 미혼이고 성 경험 전인데 처녀막 손상 위험으로 자궁경부암 진료가 꺼려져요. 자가 검사법은 없나요?
응답 : “자궁경부는 질 끝에 있으므로 질을 통과하지 않으면 자궁경부암 검사를 할 수 없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길 권장한다. '가다실 9'의 경우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9종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집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패드형 자가진단키트 '가인패드'도 나왔다. 팬티 라이너 같은 제품인데 집에서 착용하면 분비물 보내면 성병 검사,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해준다.”
 
 질의 :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가요?
응답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이는 질 안의 특성 때문이다. 질 안의 pH는 4.5~5.5 수준으로 산성이다. 이 산성에서 잘 서식하는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균이 풍부해야 질염을 막을 수 있다. 이 균이 적거나, 외부에서 혐기성 세균이 들어오면 질염이 잘 생긴다. 여성 청결제 사용은 락토바실러스균이 질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도움된다.
 
 질의 : 산부인과는 언제 가는 게 좋은가요?
응답 : “생리 직후가 좋다. 이 시기엔 초음파검사에서 자궁 내막이 가장 잘 보이고 질 내부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질의 : 생리통약 자주 먹으면 내성이 생기나요?  
응답 : “생리통약은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생리통이 있을 때 약을 피하려고 참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먹는 게 좋다. 생리통 진통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생리를 시작하기 전부터 먹는 게 낫다. 예측되는 생리일 전날부터 하루 이틀 정도 먹는 걸 추천한다.”

 질의 : 구강성교 시 찝찝한데 세균 감염 가능성은?
응답 : “있다. 구강에도 균이 많다. 항문 쪽과 마찬가지로 대장균이 구강에도 있다. 방광염·질염 같은 염증 질환이 성관계 이후 많이 생기는 이유다. 구강성교 시 입안에서 콘돔처럼 사용하는 '덴탈 댐'도 나와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번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아니다. 오히려 질에 성병이나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것이 구강으로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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