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자주 찡그리고 비비는 아이, 검사 꼭 받아야 할까

인쇄

[건강 100대 궁금증] 〈29〉 어린이 시력검사 대상·시기

어린이의 시력은 만 5세에 성인과 비슷해지고 만 8~10세 전후로 완성됩니다. 한국소아안과학회는 모든 어린이가 만 4세 전후에 반드시 안과 검진을, 만 5세부터는 매년 시력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아이 시력이 나쁘다는 것을 의심할 만한 몇 가지 의심 증상이 있다면 권고 나이가 되지 않아도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29번째로 아이의 시력 검사 권장 시기, 나이와 상관없이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의심 증상을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한양대병원 안과에서 초등학교 1·2학년생 아이를 둔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초등학교 입학 전 시력검사와 눈 검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들 검사를 시행한 경우는 36%로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요. 아이가 안과를 처음 방문한 나이는 5세 이전이 11%, 6~7세가 26%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시력검사와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안과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야 시력 발달과 질병 치료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조기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안과 질환으로는 굴절 이상, 약시, 사시 등이 대표적입니다. 약시는 유·소아기에 근시·난시·원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심하거나 사시, 선천 백내장, 안검하수, 녹내장 등의 눈 질환으로 정상적인 시각 자극이 망막에 전달되지 못해 시력이 잘 발달하지 않고 나빠집니다.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잘 교정되지 않습니다. 치료법으로 안경을 착용하고 잘 보이는 쪽 눈을 가려 나쁜 쪽 눈을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약시는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 만 8세를 넘기면 치료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만 10세 이후에 발견하면 치료가 힘들 수 있습니다. 취학 전에 시력과 눈 검사를 받으면 좋은 이유입니다.

사시는 정면을 볼 때 두 눈이 똑바르지 않고 어느 한쪽 눈이 다른 곳을 향하는 증상입니다. 사시로 인해 시력이 떨어질 수 있고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시는 아이가 취학하기 전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좋습니다. 사시인 경우 안과에 가서 사시의 종류·정도를 확인하고 시력 발달에 영향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그 결과에 따라 안경 처방, 가림 치료, 사시 수술 등으로 치료합니다.

시력 검사의 첫 권장 시기인 만 5세가 아니더라도 나이와 상관없이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과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날 때입니다. 아이가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자주 비비고, 햇빛을 잘 못 본다면 알레르기 결막염, 덧눈꺼풀(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상태) 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결막염인 경우 안과에서 안약을 처방받아야 합니다. 덧눈꺼풀인 경우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덧눈꺼풀로 인한 눈 손상이 반복되면 각막(까만 눈동자)에 영구적인 흉터가 남아 시력 발달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소아기에 사시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저하, 시기능 저하가 생기는 약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눈물을 자주 흘리거나 눈곱이 자주 낀다면 결막염(여름에 흔한 눈병 등), 코눈물관 폐쇄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전염성 결막염인 경우 가족 간 전파 우려가 있으며 수건·비누를 따로 쓰고 안약을 처방받아 사용해야 합니다. 대부분 바이러스 결막염으로 적적할 안약 사용 후 증상이 호전되지만 심하면 까만 눈동자(각막)에 염증이 생겨 혼탁 증상이 남을 수 있으므로 병의 경과 중 안과를 자주 방문해 합병증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코눈물관 폐쇄증인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눈 안쪽의 눈물주머니에 고름이 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막힌 코눈물관 쪽으로 튜브를 넣거나 막힌 코눈물관을 우회하는 눈물길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안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① 사물을 볼 때 눈을 자주 찡그린다.  

② 보기 어려운 듯하며, 자주 눈을 비빈다.  

③ TV나 책을 가까이에서 보며 눈을 자주 비빈다.

④ 빈번히 두통을 호소한다.  

⑤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면서 물체를 본다.

도움말: 임한웅·김유정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