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효과 오래 유지하려면 ‘내성 안전성’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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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 위험성 줄인 '순수 톡신' 안전성의 새 화두로 떠올라

91년생 회사원 A씨(여) 직장 생활을 시작한 5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시술의 주요 성분) 시술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이중턱을 없애기 위해 시작했다가 효과가 좋아 팔자주름, 사각 턱, 피부 결 개선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시술 중이다. 30대가 되면서부터 주름 예방 시술을 위해 피부과를 가는 횟수가 더욱 증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시술 횟수가 잦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내성이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쁘띠성형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보툴리눔 톡신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로나 초기를 제외하고 시술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 2015년부터 매년 약 10%씩 증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1570억원이었던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안면 미용 시장 규모는 2023년에는 33.1% 증가한 209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보툴리눔 톡신의 높은 성장 저변에는 ▶낮아진 시술 연령 ▶평균 시술횟수 증가가 큰 몫을 차지한다.  

2021년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의 첫 시술 연령대는 20대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20대 초반(20~24세)도 32%로 나타나 비교적 낮은 연령에서도 시술이 보편화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7개월 이내 재시술을 받는 등 반복 시술 횟수도 증가했다.
 
복합단백질 제거한 순수 톡신 관심 높아져
이처럼 시술 문턱은 낮아지고 시장도 커졌지만 안전성에 대해서는 얼마나 경각심을 갖고 있을까.  

보툴리눔 톡신은 비교적 안전한 시술에 속하지만 항생제 내성과 같이 반복적 시술을 받게 되면 효과가 줄어들거나, 나타나지 않은 내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보툴리눔 톡신은 주름 개선 근육축소 같은 흔히 알고 있는 미용상의 목적 외에도 뇌졸중·편두통·다한증 등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등 활용범위가 매우 넓다.

내성이 생길 경우 질환 치료 시, 안전하고 효과 높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옵션에서 불가피하게 배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성에 대해 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내성 부작용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최근 의료진을 중심으로 보툴리눔 톡신 내성에 대한 고려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학회 차원의 소비자 캠페인도 매년 꾸준히 전개되는 등 인식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성 발현 위험이 적은 순수 톡신 제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순수 톡신이란 제조공정을 통해 내성 발생 위험이 높은 복합단백질을 제거하고 순도 높은 뉴로톡신만을 함유한 제품을 말한다. 시중에 순수 톡신을 내세운 제품들이 출시됐지만 제조공정, 톡신 외 사용된 부가성분 등에 따라 내성 안전성, 발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순수 톡신, 제조공정과 부형제 성분 따라 효과 달라
보툴리눔 톡신의 기본 원료인 신경독소는 유형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같은 유형을 사용하더라도 어떠한 제조공정을 거쳤는지에 따라 톡신의 함량, 기타 성분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생물학적 의약품의 특성상 유통 과정에서 제품 변질의 우려도 있어 원료의 선택부터 제조·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 시 첨가되는 부형제 역시 제품 효과 및 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다수의 톡신에서 부형제로 많이 사용하는 염화나트륨의 경우, 약효 재 발현 시 활성화 톡신으로의 복원율이 20% 내외라는 데이터가 다수의 논문을 통해 발표됐는데, 낮은 복원율은 시술 효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염화나트륨을 부형제로 사용 시, 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는 체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해 내성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MJ피부과 김민주 원장은 “최근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위해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는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술을 일찍 시작한 만큼 내성 위험 없이 오랜 기간 안전하게 시술받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며 “톡신 시술 시, 무조건 값싼 제품만을 선호하기보다 전문가와의 상담 등을 통해 내성 위험이 낮은 제품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복합단백질을 제거한 순수 톡신임을 내세운 제품 중에서도 제조공정, 부형제 성분 등에 따라 나타나는 특징이 상이하다”며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는 제품의 구성 성분을 비롯해 믿을 만한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오랜 기간 큰 부작용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제품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속해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원한다면 제품 선택 못지않게 이런 부분을 잘 숙지하고 있는 경험 많은 의료진을 선택해 시술받는 것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끌어내는 최선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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