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암·전립샘비대증 정교하게 수술, 남성 삶의 질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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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형곤 교수는 “전립샘비대증과 전립샘암에 상처를 최소화하는 최신 수술로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남성의 주요 생식기관인 전립샘은 골반 안쪽의 좁은 공간에 깊숙이 위치해 있다. 혈관과 신경이 몰려 있어 정교하고 섬세한 수술이 필요한 장기다. 대표적 전립샘 질환인 전립샘비대증과 전립샘암에 최소절개 수술이 확대되는 이유다.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형곤 교수는 “전립샘 질환에 홀뮴 레이저와 로봇을 이용한 고난도 복강경 수술 등 다양한 수술법이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적극적인 수술 치료로 남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70대 김정구(가명·서울 광진구)씨는 지난 7월 요로가 막히는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았다. 전립샘비대증으로 10여 년간 약을 먹어왔지만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아 불편함이 컸다. 그러는 사이 김씨의 전립샘 크기는 300g으로 거대해졌다. 젊은 남성의 전립샘은 밤알 정도(20g)의 크기며,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김씨의 주치의인 김형곤 교수는 “고령인 김씨의 경우 지병으로 기존에 복용하는 약물이 많았던 데다 전립샘 비대가 심해 마취과와의 협진 아래 수술을 진행했다”며 “과거엔 수술이 어려운 사례였지만 홀뮴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샘을 제거했고 현재는 배뇨에 불편함 없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전립샘 아주 큰 경우에도 수술 가능
홀뮴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샘을 제거하는 홀렙(HoLEP)은 전립샘비대증을 수술로 제거하는 최신 치료법이다. 전립샘비대증으로 소변이 나오는 길이 막히면 배뇨근의 수축력이 점차 떨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해 방광 건강이 망가지면 수술을 해도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또 전립샘비대증은 60대의 60%, 70대의 70%에서 발생한다. 대다수의 환자가 기저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이 많다. 약물 상호작용으로 어지럼증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해 낙상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김 교수는 “방광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약물 상호작용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전립샘비대증 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홀렙 수술은 ▶전립샘비대증의 약물치료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없고 ▶신장 기능이 나쁘며 혈뇨·방광결석이 있거나 ▶배뇨 기능이 곤란할 때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판단 아래 결정한다. 김 교수는 “홀렙은 기존의 전립샘절제술(경요도전립샘절제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술 후 출혈, 요도협착 등의 단점을 보완해 부작용이 적다. 전립샘이 아주 큰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엔 약물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립샘 질환에서 표준치료로 자리 잡고 있는 또 다른 최소절개 수술은 전립샘암에서의 로봇 수술이다. 전립샘 주변엔 혈관이 발달해 있고 전립샘암 발생 위치는 골반강 깊숙이 있어 접근이 어렵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요실금이나 남성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어 세밀한 수술이 필요하다.

젊고 건강하면 적극적 수술 치료 권장
로봇 수술은 절개창(구멍)에 로봇팔을 넣고, 의사가 수술 부위를 화면으로 보면서 로봇팔을 조작해 정교하게 수술하는 방법이다. 20~25㎝의 절개를 해야 하는 개복수술보다 출혈·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립샘암은 악성도가 높은 편이어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로봇 수술을 비롯해 환자 상태에 따라 방사선·호르몬·항암 치료를 접목하는 다학제 치료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암이 전립샘에 국한돼 있거나 국소적으로 약간 벗어나 있는 3기까지는 수술이 표준치료가 될 수 있다.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전립샘암의 5년 생존율은 약 94%다. 암이 전립샘 내에 국한됐을 때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을 적용하는 증례가 훨씬 증가했고 이를 통해 생존율이 높아졌다”며 “정교한 수술로 합병증 발병률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는 로봇 수술이 확대되면서 표준치료가 됐다”고 말했다.

국소암이어도 암의 병기·분화도·연령·병력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환자가 심혈관 질환이나 뇌경색 같은 지병이 있는 경우, 폐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에는 수술보다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수술 후 림프샘 전이가 나타나면 방사선·호르몬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한다. 암의 세포분화도가 좋고 암의 양이 적으면 치료하지 않아도 오랜 기간 진행 없이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땐 주기적으로 암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추적 관찰한다. 김 교수는 “젊고 상대적으로 건강한 환자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의미에서 수술을 우선으로 한다. 암이 전립샘을 벗어난 경우에도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요법과 함께 적극적 치료의 방법으로 수술을 병합해 생존율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형곤 교수의 전립샘 건강 팩트체크

-전립샘비대증이 있으면 암으로 진행한다? X

전립샘비대증과 전립샘암은 발생기전이 다른 질환이다. 전립샘비대증이 전립샘암으로 진행하거나 암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두 질환은 초기 단계에서 증상이 비슷하다. 두 질환 모두 방광 출구의 폐색이 일어날 수 있다. 전립샘 비대가 요도 가까이에 생기는 경향이 있어 소변을 볼 때 나타나는 증상이 더 뚜렷하지만 자가 증상으로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전립샘암은 척추나 골반뼈로 전이가 잘돼 허리나 엉덩이 통증, 하지의 감각 이상이나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립샘비대증은 발기부전과 관련 있다? X
전립샘비대증이 있으면 발기부전이 오는 경우가 흔하다.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해 하부 요로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 발기부전 유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부 요로 증상은 배뇨와 관련해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을 말한다. 나이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다. 하부 요로 증상을 가진 남성의 62%는 발기부전이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래서 전립샘비대증 환자에게 발기부전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같이 받는 것도 좋다.

-반신욕이 전립샘 건강에 도움된다? O
전립샘에 문제가 있을 때 회음부 부분을 따뜻한 물로 마사지해 주거나 반신욕을 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겨울엔 전립샘 안의 근육이 심하게 수축해 전립샘비대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때 따뜻한 물로 반신욕이나 좌욕을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온열 치료는 일부 증상을 완화해줄 수 있으나 치료법이 아니다.

-약물치료는 평생 해야 한다? △
전립샘은 나이 들수록 계속 커지는 조직이므로 완치는 불가능하다. 정기적 검사와 평가로 약물치료의 효과를 판단하게 된다. 약물치료를 계속하면서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전체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10%에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약물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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