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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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비만 약물치료 효과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기획 곽한솔 kwak.hansol@joins.com
 

 비만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만은 다른 질환의 위험인자로 지목되면서 건강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숙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죠. 의학·건강적 측면뿐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체중감량은 상시적인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체중 감량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병적 비만 등에는 약물치료가 권고되기도 합니다. 한때 '비만과 탈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약이 나오면 떼돈을 번다'는 말도 있었는데요, 현재 승인된 비만치료제의 효과는 과연 어떨까요.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비만치료제의 종류와 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만치료제의 첫번째는 잘 알려진 '식욕억제제'입니다. 역사가 가장 긴 비만치료제죠. 역사가 긴 만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뇌출혈 위험, 정신질환 유발, 발암 가능성 제시 등으로 출시됐다가 종적을 감춘 약들도 많습니다.

식욕억제제의 대표적인 약물은 '펜터민'입니다. 뇌 식욕조절 중추의 신경말단에서 식욕을 덜 느끼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물입니다. 195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만치료제죠.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뜻일 겁니다.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용량과 임상시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2주간 진행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체중의 9.28%, 9.62%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약들이 그렇듯 펜터민도 부작용이 없진 않습니다. 심한 갈증, 어지럼증, 두통, 손떨림, 구역, 변비를 비롯해 수면장애 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약물인 만큼 의존성 위험과 안전성 때문에 단기(4주 이내)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최대 3개월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만치료제로 언급되는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이상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증가), 마진돌(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 억제)은 모두 펜터민과 기전이 유사한 약물입니다. 특히 이들 식욕억제제 약물은 3개월 이상 장기 복용 시 폐동맥 고혈압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약 이야기 '#21 실패 없는 식욕억제제 복용법' 참고).  
 

두번째는 '지방흡수억제제'입니다. '오르리스타트'라는 약물이 대표적입니다.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제의 작용을 억제해 장에서 중성지방이 지방산으로 분해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죠. 1999년에 FDA 승인을 받은 약물입니다. 섭취한 지방의 약 30%를 배출되게 함으로써 4년간 평균 5.8kg(5.25%)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게다가 비만인 사람의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37.3%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식욕억제제보다는 효과가 크진 않아보입니다. 이 약도 부작용은 있는데요, 심각하진 않지만 지방변, 대변실금, 복부 팽만, 장불편감이 있다고 합니다.

세번째는 두 가지 이상의 약이 포함된 '복합제'입니다. 우선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가 있습니다. 이중 날트렉손은 알코올·마약 중독 치료, 부프로피온은 우울증 및 니코틴중독 치료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부프로피온이 식욕을 억제하고 날트렉손이 부프로피온의 효과를 강화하는 기전입니다. 임상 결과 56주간 복용 시 6.1%의 체중 감량, 강한 행동수정요법과 병행 시 56주간 복용했을 때 9.3%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 약은 주로 오심,구토, 변비의 부작용이 있고 두통, 어지러움,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복합제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서방정 복합제입니다. 토피라메이트는 뇌전증과 편두통에 주로 사용되는 약인데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2년 FDA 승인,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죠. 당뇨병이 없는 비만인을 대상으로 56주간 진행된 임상시험(펜터민 5mg/토피라메이트 92mg)에서 10.92%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네번째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입니다. 다른 약물과 달리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펩타이드제제입니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입니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의 일종인데요, 뇌의 여러 곳에 달라붙어 작용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약물은 뇌 시상하부의 뉴런을 자극해 직접·간접적으로 각각 식욕을 억제하고, 도파민 보상 시스템을 억제해 음식을 섭취했을 때의 만족감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현재 제2형 당뇨병 조절만 식약처 승인)' 두 가지가 있는데요, 리라글루타이드는 56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각각 평균 6.2%, 8%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고, 세마글루타이드는 68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각각 7.9%, 14.9%, 15.8%, 16%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GIP/GLP-1 이중 작용제'가 있습니다. 이는 GLP-1 수용체뿐 아니라 GIP 수용체에도 동시에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티제파티드'가 이에 속하는데요, 아직은 식약처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승인이 가시화하고 있는 약물입니다. 3상 임상시험 결과로 보면 체중감량 효과가 뚜렷합니다. 다양한 임상시험 결과 40주간 진행된 경우 티제파티드 투여군은 각각 11%, 13.1%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고, 52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각각 13%, 13.9%, 72주간의 임상시험에서는 20.9%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렇듯 비만치료제는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물에만 의존하거나 이들 약물이 남용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비만치료제는 의사에 의해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히 처방돼야겠지요. 체중 감량은 식습관, 운동 등 생활습관 교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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