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없어진 엑스레이, 어디까지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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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26〉 X-선 검사의 진단 영역

건강검진에서 단골 검사 항목 중 하나가 바로 X-선(엑스레이) 검사입니다. 방사선인 X-선을 인체에 투과해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X선을 인체에 투과하면 인체의 내부 구조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단순 방사선 촬영' 즉, X-선 검사는 영상의학 분야에서 50년 넘게 인체 내부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진단·치료 기법으로 이바지해 왔는데요. X-선 검사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연 최신의 X-선 검사로 어디까지 진단할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26번째로 X-선 검사의 진단 영역을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방사선을 이용하는 X-선 검사는 전자파를 텅스텐(금속 원소) 타깃과 충돌시켜 방사선을 얻는데요. 빛에 투과되지 않는 물체도 방사선은 투과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흔히 'X-선 검사'를 떠올릴 때 영화·드라마에서 가끔 볼 수 있는 X선 사진(필름)을 걸어 놓고 환자에게 설명하는 장면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과거의 X-선 촬영 장비는 아날로그 방식의 촬영 장비로 찍어 필름을 현상·인화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선보인 DR(Digital radiography, 디지털 일반촬영)과 CR(computed radiography) 촬영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필름 프린트 없이 X-선으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로 전환해 PACS(의료영상 저장 전송장치)로 전송하는 시스템이 많은 병·의원에서 이용되고 있다. 쉽게 말해 컴퓨터 모니터로 영상을 보고 판독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제는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필름 없이 촬영 후 곧바로 의사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X-선을 사용하는 장비로는 ▶디지털 일반 촬영장치 ▶디지털 유방 전용 촬영장치 ▶투시 촬영장치 ▶혈관 촬영장치 등이 있습니다. 이들 장비는 CT·MRI와 마찬가지로 조영제를 사용해 영상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혈관 촬영장치를 사용해 혈관을 보고 싶을 때는 반드시 조영제를 사용합니다.  

X-선 검사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모든 부위를 값싸면서도 짧은 시간에 촬영하는 검사법입니다. 병원에선 일반 촬영장치를 사용해 X-선 검사를 한 이후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CT·MRI·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진행합니다.  

컴퓨터 이용한 딥러닝 진단으로 정확도↑
그렇다면 X-선 검사로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요. 현재 X-선 검사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흉부 X-선' 촬영입니다. 흉부 X-선 촬영은 건강검진에서 빠지지 않는 검사로, 사진 한장을 통해 폐 질환을 발견하고 추가검사를 제안하거나 폐암, 결핵, 심장 크기 변화, 폐렴 등 질병의 결과를 추적 관찰하고 치료의 반응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다음으로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사지·척추·두경부 등의 뼈 상태와 골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진단입니다. 환자가 사고로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뼈 상태를 보기 위해 첫 번째로 시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검사법입니다. 최근 들어 X-선 검사는 어린이의 성장 평가와 관련해 뼈 나이를 측정하는 도구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이외에도 X-선 검사는 복부의 장 천공, 장 폐색의 진단과 추적 관찰 등에 도움을 주며 요로결석을 진단할 때도 활용됩니다. 유방촬영 장비도 일종의 X-선을 사용한 것인데요.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검사를 병행하면 유방의 종양, 유선의 확장과 섬유화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과 관련성이 깊은 미세석회화 병변을 찾는 데 유방촬영이 필수적입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유방촬영과 근골격 분야에서는 일반촬영 장비에 토모신테시스(tomosynthesis, 단층 영상 합성법)의 기능을 더한 일반촬영 장치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치밀유방조직을 가진 여성의 유방 내 병변을, 미세 골절이나 골 미란 등의 변화를 일반 촬영장치보다 더 잘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 촬영장치는 CT·MRI보다 환자를 진단할 때 주는 정보량이 적고 촬영량은 많아 진료·판독하는 의사에게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검사로 통했습니다. 또 판독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도 제기됐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딥러닝 영상진단이 일반 촬영소견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최신의 X-선 검사는 골 염증, 뼈 나이 측정, 폐 결절 같은 다양한 폐 질환과 유방암 진단 등으로 진단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도움말: 이승훈 한양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의학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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