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평생 쓰기 위한 주위염 예방과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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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명의의 덴탈 솔루션]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일 교수

임플란트 주변에서 자주 피가 나며, 잇몸이 붓고 냄새가 나면 임플란트 주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 치아는 염증이 생기면 씹기 힘들지만, 임플란트는 씹는 데 문제가 없다 보니 약간의 통증이나 증상이 있어도 참다가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플란트 주위염을 방치하면 임플란트 수명이 짧아진다.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일 교수에게 임플란트 주위염의 예방과 치료법을 들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임플란트 주위염은 왜 생기나.
“임플란트 주위염의 주원인은 세균에 의한 것이다. 자연치에서의 염증성 치주질환처럼 세균과 숙주 인자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결과로 발생한다. 세균 외에도 임플란트 위치가 처음부터 좋지 않거나, 보철물의 모양이 좋지 않은 경우에 주위염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파절’이라고 해서 임플란트 내부 부품이 부러지거나 손상되는 기계적인 원인으로 주위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임플란트는 위아래로 가해지는 힘에는 강하지만, 옆으로 치는 힘에는 약하기 때문에 지속해서 이를 갈거나 하는 원인으로 임플란트가 손상될 수 있다. 불량한 구강위생, 치주염 병력, 흡연 등은 임플란트 주위 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위험 요소다. 식립 부위에서의 부족한 골량, 숙주 반응의 저하, 당뇨병, 음주, 유전적 특성 등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위염의 신호는.
“임플란트의 주위 잇몸이 망가질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신호는 출혈이다. 양치질할 때 평소와 다르게 임플란트 주위에서 피가 난다면 잇몸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보다 꼼꼼하고 적극적인 칫솔질, 치간칫솔·치실의 사용 등을 통해 관리 후 출혈이 멎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치과에 방문해 점검 받을 것을 권한다.”

-주위염이 생겼을 때는 어떤 치료를 받나.
“항생제 요법, 칫솔질 교육 등으로 구강위생을 증진하는 방법을 포함해 오염된 임플란트 표면을 소독하기 위한 생리식염수나 레이저 등의 다양한 기계적·화학적 처치, 주변 골재생을 증가시키기 위한 치료 등 다양하다. 임플란트 주위의 부족한 각화 점막은 직접적인 임플란트 주위 질환의 원인은 아니지만 칫솔질이 잘 안 돼 구강위생을 청결히 유지할 수 없는 경우 문제가 된다. 이럴 땐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각화 점막 양을 증가시키는 치은이식술 같은 걸 시행할 수 있다. 주위염이 있어도 뼈가 녹아들기 전에 치료받으면 염증과 그로 인한 문제를 되돌릴 수 있다. 이미 뼈가 녹기 시작했다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치료 목적이 된다. 임플란트 근단측 3분의 1까지 골소실이 진행하거나 흔들리는 임플란트는 정상 기능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제거해야 한다.”

- 임플란트 주위 조직은 왜 감염에 취약한가.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보다 튼튼하기는 하지만 생물학적 구조상 감염에 저항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임플란트 주위 조직은 자연치 주위의 잇몸 점막보다 혈관 분포가 적다. 염증에 대응할 수 있는 세포가 동원될 확률이 낮고, 재생이 덜 된다는 의미다. 또 콜라겐 섬유 다발이 더 많아서 분해가 시작되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잇몸과 치아가 단단히 결합하는 부착조직이 없기 때문에 외부 자극원이 침입하는 것을 방어하는 기계적인 방어벽도 약하다. 세균 침투가 시작되면 면역학적으로 막아줄 수 있는 힘도 떨어진다. 같은 조건이라면 임플란트가 먼저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치태가 침착돼 임플란트 주위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면 치주 조직보다 더 큰 연조직과 주변 골의 파괴를 일으킨다.”

-임플란트를 오래 쓰는 것은 왜 중요한가.
“임플란트를 재식립하면 치료 결과는 별로 좋지 않다. 이미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염증 인자들이 뼈에 영향을 주고, 이미 뼈가 녹아있어서 기본적으로 뼈 양이 부족하다. 뼈를 만드는 수술을 동반해야 하므로 위험 부담을 더 크게 안고 재식립을 하게 된다.”

-증상이 없어도 연 1~2회 꾸준히 검진받아야 하는 이유는.
“임플란트는 잘 관리하면 평생 쓸 수 있다. 임플란트 주위염을 예방·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환자는 많지 않다.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최소 1년에 두 번 이상은 치과에 가 점검을 받으며 임플란트 상태를 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골 변화량과 잇몸 사이의 염증 유무를 추적 관찰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임플란트를 심은 사람의 80%에서 임플란트 주위 점막염을 갖고 있다. 이 중 3분의 1은 주위염으로 진행한다. 임플란트를 심고 나서 1년 안에 확 나빠지는 경우는 드물다. 불편함이 없다 보니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나빠지게 된다. 처음 1~2년은 편했다가 안 좋아졌다고 호소하며 치과를 찾는다. 임상 경험으로 보면 임플란트가 불편해서 못 씹겠다고 오는 환자 10명 중 1명은 임플란트를 빼야 하는 상황에서야 병원을 찾는다.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 검사를 받고 스케일링 등의 치료를 받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위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치료법 중 어느 것도 완벽한 것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예방의 첫 단계는 칫솔질을 잘하는 것이다. 임플란트 보철물 사이에는 치간 공극이라고 해서 약간의 공간이 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 공간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입안에는 매우 많은 수의 세균이 있다. 다양한 구강 위생 보조기구들을 이용해 꼼꼼히 치아와 주변 조직들을 세정해야 한다. 임플란트가 여러 개 묶여서 심어져 있으면 치실이 안 들어가므로 치간칫솔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구강 세척기와 구강청결제 사용도 도움된다. 임플란트 파절을 예방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파절이 있으면 씹을 때 아프다. 그런데 모르고 살다가 파절 부분에 세균이 침투해 고름이 차고 염증이 생겨서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파절을 예방하려면 이갈이, 이 악물기, 오징어 씹기와 같은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위아래 씹는 힘에는 강하지만 맷돌처럼 갈리는 힘에는 굉장히 약하다. 그래서 오징어 같은 식품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에서 서양보다 파절 빈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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