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1㎜도 안 되게 '찰칵' 최첨단 CT로 어디까지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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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24〉 CT 검사의 진단 영역

누워만 있으면 질병의 조기 진단과 구성성분, 병기를 알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의 하나가 CT검사입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CT 검사가 익숙할 텐데요.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CT 검사의 진단 영역도 넓어졌습니다. 과연 CT 검사로 어디까지 진단할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24번째로 CT 검사의 진단 영역을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컴퓨터 단층촬영'의 약어인 CT(Computed Tomography)는 X-선과 컴퓨터를 이용한 진단용 검사장비의 일종으로, 인체의 구조를 단면으로 재구성해 내는 장치입니다. 둥근 모양의 갠트리 한쪽엔 X-레이(방사선, X-선) 발생기가, 반대쪽엔 검출기가 있습니다. 갠트리가 한 번 회전하면 가로 단면(축상면)의 영상이 한 장 완성되는 방식입니다. CT는 MRI(자기공명영상)보다 촬영시간이 짧으면서 더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움직임과 금속물질로 인한 인공물에도 덜 취약한 편입니다. CT는 조직검사의 도구로도 MRI보다 사용하기가 쉬워 초음파, 투시 조영 장비 등과 함께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영상장비로 꼽힙니다.  


CT는 인체의 어느 곳도 검사할 수 있습니다. CT는 인체 내부의 장기와 뼈, 연조직, 혈관에 대해 일반 X-선 장비보다 해상도가 우수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최근엔 검출기를 640개나 가진 MDCT(다중 검출기 전산화 단층촬영기기)까지 개발돼 1㎜ 미만의 두께로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가로단면(축상면)뿐 아니라 세로단면(시상면), 관상면 영상까지 얻을 수 있어 진단 영역이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MDCT는 관상동맥 CT, CT 대장조영술, CT 기관지 내시경, CT 관절경 등의 검사도 진단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최근 널리 활용되는 이중 에너지 CT(dual energy CT)는 통풍·요석·혈관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진단 영역을 넓혔습니다. 그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해 움직임까지 보정하는 CT, 방사선 노출이 적은 저선량 촬영으로 기존 CT 영상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CT까지 등장했습니다.  

CT는 일반적으로 조영제를 사용하는 경우와 사용하지 않는 경우로 나뉩니다. ▶몸통(흉부·복부)의 장기에 암, 감염, 염증성 질환 등이 있는 것을 진단해야 하는 경우 ▶혈관(심장의 관상동맥, 뇌의 혈관, 사지 혈관 등)의 이상을 알기 위해 실시하는 CT 검사에선 조영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반면 ▶검진 목적의 폐 CT ▶응급으로 뇌출혈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골절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척추의 추간판탈출증을 보기 위한 검사 ▶신장(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 검사에선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CT 검사 부위인 '흉부 CT'는 폐 실질조직 내의 질환과 작은 크기의 폐 결절 진단, 기관지 부위의 병변진단을 위해 시행합니다. 폐암의 유무·크기 파악, 병기 결정, 타 장기로부터로의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시행합니다. 흉부 CT는 폐 질환의 관찰을 주목적으로 혈관조영제를 주사하지 않고 시행하는 '고해상능 폐 CT', 혈관조영제를 넣고 폐뿐만 아니라 폐암을 비롯한 종격동 부위의 질환이나 림프절의 크기 등의 진단을 주목적으로 시행하는 '조영증강 흉부 CT'로 구분됩니다. 고성능의 다중 채널 검출장치를 활용하면 약 10초 동안 1회의 호흡 정지만으로 흉부 전체의 CT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이하의 작은 결절도 발견할 수 있어 만성 폐 질환의 발견과 진단이 용이해졌습니다.


'복부 CT'는 위·간·담낭·췌장·신장 등의 상복부와 대장, 방광 등의 하복부 소화기계 질환의 진단에 유용한 검사입니다. 상·하복부 및 주변 혈관질환의 진단이 가능합니다. 각종 암 병변의 정확한 위치·크기 파악, 병기 결정, 다른 복부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고성능의 다중 채널 검출 CT를 활용하면 1회의 호흡 정지로 복부 전체에 대한 고화질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얻어진 횡단면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입체적인 정밀 진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3차원 혈관 조영 CT'는 검사 속도가 빠른 다중 채널 CT를 이용해 조영제 주사 후 각 부위 혈관에 조영제가 최대로 증강되는 시간에 신속하게 검사를 시행합니다. 혈관의 동맥류·정맥류 진단을 가능케 하며 혈관의 개통성과 협착 정도를 입체적으로 평가합니다.  

'심장 및 관상동맥 CT'는 연속적으로 운동하는 심장의 기능 및 관상동맥 이상 유무를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관상동맥의 석회화 유무, 혈관의 개통성 및 협착 정도, 심장 기능 영상 등 심장계통의 질환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합니다.

도움말: 한양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승훈 교수, 서울대병원 의료기기정보, 삼성서울병원 검사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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