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푸드가 28일 대안육으로 만들어 선보인 메뉴들. (윗쪽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체 계란 흰자를 활용해 만든 초콜릿 무스케이크, 식물성 런천 샌드위치와 햄 김치볶음밥 등, 감자 크림 스프, 식물성 런천 부대찌개와 구이 등, 그레인 샐러드 순. 정심교 기자
국내 대안육 시장에 신세계푸드가 뛰어들었다. 28일 신세계푸드는 대안육(代案肉)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론칭하고, 첫 신제품인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였다. 콩류와 곡류, 대두유를 사용해 기존의 햄처럼 만든 제품이다. 대안육 개발을 통해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국내외 식품시장의 대전환을 이끌겠다는 청사진도 구상했다.
이날 신세계푸드는 서울 반포동 데블스도어 센트럴시티점에서 연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에서 이 회사의 식품·외식·급식 등 각 사업 영역에 ‘베러미트’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세계 대안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할 ‘베러푸즈(Better Foods)’의 비전을 담은 신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을 선보였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지금까지 고기 섭취를 위해 고수해오던 공장식 사육과 식품첨가물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방치한다면 인류 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베러미트’를 일반적인 고기 대체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재(代案材), 즉 대안육(代案肉)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며 대안식품 시장 육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데블스도어에서 열린 '베러미트 신제품 론칭 및 비전 설명회'에서 송현석(무대 오른쪽) 신세계푸드 대표가 대안육 사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둘째, 동물 복지다. ‘베러미트’는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만큼 고기를 얻기 위한 공장식 집단 사육이나 가축의 도살을 줄여 동물복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단시간 최소비용으로 고기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로 밀집 사육하는 공장식 집단 사육은 동물의 면역력을 저하해 전염병에 취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극단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고기는 섭취하는 인류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지구 환경이다. 인류가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하는 소 15억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약 15%를 차지한다. 이는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보다도 많은 양이다. 그런데 이를 ‘베러미트’와 같은 대안육으로 바꾸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고기를 생산하는 데에는 같은 양의 대안육을 만들 때보다 물은 4~25배, 땅은 6~17배 더 많이 필요하다. 엄청난 양의 가축 분뇨 처리도 골칫거리다. 인류의 수보다 많은 가축의 분뇨로 지구 토양은 황폐화하고, 축산용 경작지를 늘리기 위해 지구는 점차 사막화되고 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세계푸드가 향후 가공식품을 만들 때 기존 동물성 가공육 생산 방식 대신 ‘베러미트’를 활용한 식물성 대안육으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을 선언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근 신세계푸드는 이 회사의 ‘올반’ 간편식 중 햄·베이컨 등 가공육이 든 제품을 ‘베러미트’로 교체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또 신세계푸드의 급식·외식 등 각 사업에도 ‘베러미트’의 활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명 셰프들과 협업해 ‘베러미트’ 샌드위치·샐러드 등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메뉴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서울시 등 ESG 실천 의지가 높은 기업과 단체, ‘노브랜드 버거’ 등 신세계푸드 외식 브랜드에서 하반기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날 신세계푸드는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설립을 예고한 대안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의 신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도 선보였다.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은 대두단백·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캔 햄이다.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식품첨가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질산나트륨에 대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독자 기술을 적용해 맛과 식감을 최대한 동물성 가공육과 유사하게 구현한 게 특징이다.

이날 전시된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 이 제품은 발색제·보존제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인 아질산나트륨을 비롯해 동물성 지방, 콜레스테롤 등에 대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대두단백, 식이섬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가공육 캔 햄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정심교 기자
송 대표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불편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생산하게 됐고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만들기에 공헌하고 있다”며 “’베러미트’로 촉발될 대안육과 대안식품으로의 대전환 노력이 국내외 식품시장으로 퍼져 다 함께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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