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지는 뱃살, 술보다 더 무서운 지방간 원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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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저항성 악화하는 생활습관 개선해야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간염은 술을 많이 마시거나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만 걸리는 것이 아니다. 비만으로 간에 지방이 꼈을 때도 문제다. 바로 지방간이다. 간염은 간경변·간암으로 악화하는 첫 단추다. 부산365mc병원 박윤찬 대표병원장의 도움말로 비만과 지방간, 간염의 연관성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다.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술이 원인이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신체활동은 줄어든 영향이 크다. 대사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지방간을 비롯해 고혈압·당뇨병·비만·고지혈증 등 여러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요즘엔 소아청소년까지 연령이 낮아졌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팀에서 최근 10년간(2009~2018년) 소아청소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을 분석했더니 2009년 8.17%에서 2018년 12.5%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6.55%에서 11.64%로 늘었고, 복부비만 유병률도 5.90%에서 10.51%로 상승했다.   

비만·지방간 등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상태로 지내면 심장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동맥 혈관이 딱딱하게 변한다. 또 내장지방에서 나오는 염증물질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 만성적인 고혈당으로 당뇨병을 유발한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은 액상과당이나 설탕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먹으면서 내장 지방이 쌓이는 것이다. 신진대사에 필요한 영양소인 탄수화물이 남아돌면서 일부가 중성지방 형태로 간에 축적돼 지방간으로 진행한다. 박윤찬 부산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되는데, 지나친 과당이 간으로 유입되면 지방 성분으로 변환돼 쌓이기 쉽다”며 “당류 섭취는 하루 50g을 넘지 않는 게 권고된다”고 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약은 없다. 하지만 운동 부족, 과도한 칼로리 섭취 등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좋아질 수 있다. 박 대표병원장은 “식이를 조절하고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중을 줄이고 내장지방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현미밥, 호밀빵, 잡곡밥 등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돼 혈당을 천천히 올려주는 저혈당지수 식품이 좋다. 탄산음료 등 혀에서 단맛을 바로 느끼는 식품은 대체로 혈당지수가 높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중등도 강도로 움직인다.

보다 적극적인 개선을 고려한다면 비만클리닉을 찾는 것도 대안이다. 지방간의 주범읜 복부 비만은 피하 지방과 내장지방이 혼재된 경우가 많다. 박 대표원장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면서 약물치료로 내장 지방을, 지방흡입으로 피하지방을 제거하는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체중을 조절하면서 간수치 등 전신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뱃살을 빼는 과정을 적는 것도 필요하다. 자신의 신체 변화를 매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명 눈바디다. 체중관리를 이어가는 동기 부여 역할을 한다. 지속적 체중감량 의지를 높여준다. 365mc병원을 방문한 사람 2만 4382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다이어트 과정을 기록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목표 체중 달성률이 최대 2배 높았다. 특히 지방 흡입 후 5회 이상 기록한 사람은 팔뚝·복부·허벅지·얼굴 등 수술받은 부위와 상관없이 체중이 줄었다. 반면 지방을 직접 흡입해 제거했어도 한 번도 다이어트 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사람은 1회 이상 작성한 사람에 비해 목표체중 달성률이 144.2%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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