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약 먹으면 얼굴 붓고 뼈 약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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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대 궁금증] 〈19〉 퇴행성 관절염약 복용 효과와 권장 대상

가장 흔한 관절염이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관절이 퇴화나 노화, 즉 늙어서 이상이 있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관절염약을 오래 사용하면 얼굴이 붓고 뼈가 약해진다'고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퇴행성 관절염약은 누가 언제 먹는 게 좋으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중앙일보헬스미디어가 연속 기획한 '건강 100대 궁금증' 코너에서는 건강 관련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법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19번째로 퇴행성 관절염약의 복용 효과와 권장 대상에 대해 알아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아쉽게도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증상 중 하나인 '부종'을 줄이고 통증·염증 등 증상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약물 요법이 시행됩니다.


관절 연골에 이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물질이 발생합니다. 이때 특정 약물을 복용하면 염증성 물질이 줄어들고 통증과 관절 악화 속도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단계마다 대처법이 다릅니다. 우선 초기·중기에는 체중 조절, 운동, 환자 교육 등 비약물 치료를 가장 우선해 기본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비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말기엔 인공관절 수술이 주요 치료법입니다. 이 가운데 퇴행성 관절염약의 복용 권장대상은 '통증·염증이 있는 관절염 환자'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약은 진통제와 소염제입니다. 진통제는 약한 통증이 있을 때 통증을 못 느끼는 데 효과가 있지만, 염증을 조절하는 효과는 없습니다. 흔히 '두통약'으로 많이 알려진 아세타아미노펜은 퇴행성 관절염의 초기 치료 약제로서 부작용이 가장 적으면서 널리 사용되는 약제입니다.
 

소염제는 중간 이상의 통증이 있을 때 효과적입니다.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부종을 빼면서 통증 지연 효과를 냅니다.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간, 콩팥, 위장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소염제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 복용해야 합니다.
 

위장 장애를 많이 줄인 항염제 즉, COX-2 선택적 억제 항염제가 개발돼 임상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제의 등장으로 인해 위장관에서의 부작용을 10분의 1 이상 줄였습니다. 하지만 이 약은 위장관 장애를 줄인 것은 분명하지만 효과 면에서 우월한 건 아닙니다. 콩팥·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심한 염증이 동반될 때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발휘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차적으로 관절이 많이 붓고 열이 날 때 효과적입니다. 먹는 약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관절 내 주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살이 찌고 면역력 저하되거나 쿠싱병, 골 괴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복용해야 하며 임의로 약을 먹어선 안 됩니다.


 

'관절염약을 오래 사용하면 얼굴이 붓고 뼈가 약해진다'는 이야기가 떠돈 건 과거 일부 무자격자로 인해 스테로이드를 무분별하게 남용한 탓인데 잘못된 상식입니다. 하지만 그때의 여파로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모든 약에 이 성분이 포함됐을 것이란 오해로 이어졌습니다.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서 이러한 스테로이드 약은 거의 사용되지 않으니 약 때문에 얼굴이 붓거나 뼈가 약해질 것이란 걱정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현상으로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해 왔지만 최근 들어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좀 더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인 예방 노력 예컨대 체중 관리,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규칙적인 운동(맨손체조, 수영, 평지 걷기, 관절염 환자를 위한 타이치 운동)을 한다면 얼마든지 퇴행성 관절염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약물, 수술적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상당 부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도움말: 배상철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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