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불편할 땐 전체 임플란트 필요, 섣부른 발치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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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주 질환을 앓는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9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또 치주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근경색 발병률이 약 4배 증가하고 당뇨 합병증까지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치주 질환 원인균이 대장암 환자의 대장이나 치매 환자의 뇌 속에서도 발견되고 수많은 전신 질환을 악화시키는 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치주 질환은 치아를 잡아주는 잇몸과 잇몸 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잇몸병 혹은 풍치라 일컫는 병이다. 잇몸 틈새에 플라크 형태로 세균이 군집을 이뤄 서식하게 되는데, 군집을 이룬 세균 덩어리는 양치질을 열심히 해도 제거되지 않고 보호막으로 싸여 있어 항균 효과가 있는 가글액으로도 살균되지 않는다. 점점 잇몸 속으로 파고들어 독소를 방출해 결국 잇몸과 잇몸 뼈를 녹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다발생 질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질병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치주질환자는 약 1000만 명(2위 고혈압 약 600만 명)에 달한다.
 

치주 질환이 진행되면 잇몸 뼈가 녹아 치아가 빠지기 시작한다. 다수의 치아가 상실되면 씹는 기능을 잃게 되고 영양 섭취 부족으로 전신 건강이 나빠지면서 다시 면역 저하로 치주 질환이 심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전체적으로 치아를 상실했을 때 자연치아와 가장 근접하게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전체 임플란트다. 치주 질환이 심해져 치아가 기능을 못하는 경우나 틀니 사용이 불편한 경우 전체 임플란트가 필요하다.
 

전체 임플란트를 선택할 땐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전체 임플란트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시술 전 잇몸 뼈의 형태와 밀도, 양을 계산해서 정밀하게 체크해야 하고 수술 시에도 신경관의 위치와 상악동의 관계를 파악해 시술해야 한다. 전체 임플란트에서 중요한 다른 하나는 교합이다. 주변에 치아가 있는 경우 이를 기준 삼아 임플란트 식립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전체 임플란트는 기준점이 전혀 없기 때문에 위아래와 좌우 교합을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 잘못된 교합을 방치하면 임플란트의 수명도 짧아진다. 수술부터 보철까지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한 이유다.

둘째, 전신 질환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 당뇨·고혈압·골다공증 등 다양한 전신 질환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필요시 내과 의사와의 협진을 고려한 시술 방식이 중요하다.

셋째, 섣부른 발치는 금물이다. 무분별하게 발치하고 임플란트 수술을 남발하는 의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발치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단 몇 개의 치아라도 살리려는 의사를 만나야 한다. 남은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인공 치아도 내 치아보다는 좋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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