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최대한 지키는 맞춤 치료 젊은 층 가임력 유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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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소속 의료진이 자궁근종 환자의 MRI 영상을 보고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자궁근종은 감기만큼 흔한 여성 질환이다.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커지고 개수가 많아지면 돌변한다. 부정기적 하혈이 잦아지고 극심한 복부·허리·골반 통증에 시달린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는 최대한 자궁을 온전히 보존하는 자궁근종 맞춤 치료에 최적화한 기관이다. 자궁동맥색전술·MR하이푸 등 비수술적 치료부터 자궁을 보존하는 복강경 수술까지 자궁근종의 모든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근거 중심 치료라는 진료 철학에 풍부한 임상 경험까지 더해져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자궁근종은 자궁 안쪽에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생기는 일종의 양성 종양(혹)이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4~5명은 자궁근종을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자궁근종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58만9902명으로 2017년(37만1473명)보다 약 59% 증가했다. 지난해 자궁근종으로 치료받는 환자의 약 80%는 20~40대 여성이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기경도 센터장은 “최근엔 초경이 빨라지고 첫 임신·출산 시점이 늦어지면서 가임력이 중요한 2040대도 자궁근종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자궁근종 치료 80%가 20~40대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는 모든 방식의 자궁근종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별로 최적화한 자궁근종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고통을 확실하게 없애고 싶은지, 치료 후 빠르게 일상을 복귀하고 싶은지, 가능한 흉터가 작게 남는 게 좋은지, 가임력 유지에 더 집중하고 싶은지 등을 면밀하게 고려한다. 이를 위해 영상의학과·산부인과 전문의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재욱 원장은 “가임력을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원스톱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증상의 중증도, 임신 계획 등을 통합적으로 반영해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자궁근종은 크기나 혈류량, 위치, 개수, 혈관 분포 등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이 달라진다. 크기가 8㎝ 이하의 마른 자궁근종은 열에 잘 반응한다. 김영선 원장은 “몸 밖에서 자궁근종에 열을 가해 전체적인 크기를 줄인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MRI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시술하는 MR하이푸 치료다. MRI 영상으로 자궁근종의 크기·위치 등을 확인해 열을 자궁근종에 쬐어주면 쪼그라들면서 서서히 작아지는 식이다. 제대로 치료가 됐는지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 안전성도 높다. 치료 대상인 자궁근종뿐 아니라 주변 장기의 온도까지 색으로 시각화해 확인할 수 있다. 일정 온도 이상으로 열이 과하게 가해지는 것을 바로 인지·제어할 수 있다.


작은 근종 퍼졌을 땐 색전술이 효과적
자궁근종의 혈류량이 많다면 산소·영양분의 공급을 직접 차단하는 자궁근종 색전술을 고려한다. 2㎜의 얇은 관으로 자궁동맥까지 접근해 미세입자로 자궁근종에 연결된 혈관만 막아 자궁근종을 굶겨 죽이는 치료다. 작은 자궁근종이 광범위하게 퍼졌을 때 효과적이다. 김건우 원장은 “자궁근종 크기가 줄면서 증상도 자연스럽게 호전된다”고 말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에서도 자궁근종 색전술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의미하는 최고 등급인 ‘레벨A’로 분류했다. 자궁근종 색전술은 칼로 피부를 째지 않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출혈·유착·흉터 등의 위험에서 자유롭다. 체력적 손실이 적어 회복도 빠르다.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가능한 자궁을 온전하게 보존한다. 자궁을 절제하는 대신 물리적으로 자궁근종만 정교하게 떼어내는 방식으로 여성의 가임력을 지키면서 즉각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다. 기존에는 자궁근종 재발을 막기 위해 자궁을 적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에서는 크기가 20㎝ 이상인 거대 자궁근종도 복부에 구멍을 3~4개만 뚫어 치료 가능하다. 자궁에 뿌리를 두고 줄기처럼 자궁 외부에 돌출된 자궁근종은 배꼽에 구멍을 하나만 뚫어 수술한다. 김하정 원장은 “주름진 피부로 이뤄진 배꼽은 다른 복부 부위보다 통증·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피부 절개 범위도 최소화한다. 15㎝ 정도인 개복 수술에 비해 0.5~4㎝에 불과한 복강경 수술은 흉터에 민감한 여성에게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양한 자궁근종 치료법으로 난임·재발 방지에 최선”
[인터뷰]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

자궁은 여성에게 제2의 심장이다. 임신·출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정확하고 세심한 자궁근종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근종 같은 여성 질환은 하나의 치료법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기경도 센터장에게 자궁근종 증상과 가임력을 유지하는 다양한 자궁근종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자궁근종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무엇인가.
“평소보다 생리량이 늘거나 생리하는 기간이 조금씩 길어질 때다. 특히 생리 때가 아닌데 하혈을 한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야 한다.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화장실 방문 횟수가 늘고 속이 더부룩할 때도 주의한다. 좁은 공간에서 자궁근종이 거대하게 자라면서 방광·장 등 주변 장기를 압박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자궁근종이 자라면서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오기도 한다. 생리 패턴 변화, 허리·골반 통증 등으로 일상 불편감이 심해진다면 산부인과 검진으로 자궁 건강 상태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

-가임력을 보존하면서 자궁근종을 치료할 수 있나.
“물론이다. 자궁근종은 생기는 위치 등에 따라 난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세심한 치료가 필수다. 요즘엔 임신·출산 시점이 늦어지면서 가임력 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에서는 자궁근종을 굶겨 괴사를 유도하는 자궁동맥색전술, 초음파로 자궁근종을 태워 사멸시키는 MR하이푸 등 비수술적 치료부터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수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궁근종을 치료한다. 임신·출산·폐경 등 여성 생애주기와 자궁근종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 관련 임상 경험이 풍부한지도 살피면 금상첨화다.”

-치료 후 재발 가능성은 없나.
"자궁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이상 재발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전에 있던 자궁근종이 자라거나 전에 없었던 부위에 생기기도 한다. 자궁에 생긴 모든 혹을 깨끗하게 떼어내는 것이 최선의 치료는 아니다. 자궁근종은 하혈·통증 등 임상적으로 문제를 유발하는 것만 치료해도 충분하다. 이후에는 6~12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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