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리 그냥 넘기면 난임 주원인 다낭성난소증후군 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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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마리아병원 이민희 진료과장

가임기 여성이 흔히 겪는 내분비 질환 중 하나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다. 이것은 불규칙한 월경과 남성호르몬 다과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임을 초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는 점에서 가임기 여성이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두고 잘 대처해야 하는 질환이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는 마리아병원과 함께하는 난임 극복 캠페인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의 일환으로 부천마리아병원 이민희 진료과장(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정의와 원인,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무엇인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만성무배란과 남성호르몬 과다를 특징으로 하는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가임기 여성의 약 5~10% 정도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내분비질환이다. 2003년에 발표된 진단기준에 따르면, 첫 번째는 만성무배란의 증상이다. 이것은 희발월경 또는 무월경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희발월경이란 1년에 8회 미만의 월경을 하거나 35일을 초과한 월경주기를 갖는 경우다. 무월경은 임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3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두 번째는 임상적으로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이 나타나거나 남성호르몬 과다의 혈액검사 결과가 확인되는 경우를 말한다. 임상적인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으로는 여드름이나 다모증을 이야기할 수 있겠고 드문 경우에는 여성형 탈모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혈액검사를 했을 때 남성호르몬, 특히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측정함으로써 남성호르몬 과다증을 확인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월경 2~3일째에 시행한 질식초음파상 다낭성 난소 소견을 보이는 경우다. 지금까지 말한 세 가지 기준 중에 2가지 이상 만족하는 경우에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고 진단하게 된다. 아직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지만 호르몬간의 상호작용, 고인슐린혈증, 남성호르몬 과다증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 및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다낭성난소 증후군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면 다낭성난소증후군인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이 희발월경(월경 주기가 35일을 초과하여 길어지는 경우) 또는 무월경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만성무배란이다. 월경이 불규칙한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고프로락틴혈증이나 갑상샘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다른 내분비적인 질환 등으로도 월경이 불규칙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다고 해서 무조건 다낭성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매우 심한 다이어트나 과도한 신체 운동 또는 스트레스도 배란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배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을 모드 배제한 후에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하게 된다."   

-AMH(항뮬러관호르몬) 수치가 낮아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일 수 있나.  
"AMH, 즉 항뮬러관호르몬은 난소의 예비능, 난소의 나이를 나타내는 호르몬을 뜻한다. 임상적으로 난소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많이 쓰이고 있다. 진료 시에 AMH가 5~6ng/mL 이상인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의심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절대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도 AMH 수치가 낮더라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진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AMH 단독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하지는 않는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일 경우 꼭 시술을 받아야 하나.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들이 임신을 위해서는 적절한 배란유도를 통해서 배란을 이뤄지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처음에는 먹는 배란유도제를 처방하게 된다. 클로미펜이나 레트로졸 같은 약물이 대표적이다. 클로미펜의 경우 약 80%에서 배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클로미펜 복용 시 섬망이나 자궁경관점액이 적게 나옴으로써 건조증, 자궁내막이 얇아질 수 있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약물을 중단할 경우에 대부분 금방 회복되는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레트로졸 같은 다른 경구배란유도제로 바꿔서 복용하도록 한다.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서 이것을 개선할 수 있는 메트포민과 같은 당뇨약 처방을 함께 해서 배란유도를 보조하기도 한다. 만약 경구용 배란유도제를 복용했지만 배란 유도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과배란주사약제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경우 난소과자극증후군과 같은 합병증 발생빈도가 높은 분들이 있기 때문에 주사약제 투약용량은 전문 선생님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시작하는 게 좋고, 투약 용량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심스럽게 결정되고 있다. 하지만 경구배란유도제 및 과배란주사 약제 등을 사용했음에도 반복적으로 자연임신에 실패할 경우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시술 같은 보조생식술을 권유하게 된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어떻게 치료하면 될까.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치료를 통해 완치하는 개념보다는 증상에 따른 적절한 접근을 통해서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목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가장 흔한 임상 증상은 만성 무배란으로 환자분들은 보통 무월경의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하게 된다. 무배란에 의해 자궁내막이 지속해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면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같은 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리를 통해서 자궁내막을 탈락시키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최소한 2개월에 한 번씩은 병원에 방문해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자궁내막 탈락 과정에 사용되는 약제는 경구 프로게스테론제제나 주사약 그리고 경구용 피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산부인과적 질환뿐만 아니라 내과적 질환, 즉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계 질환 같은 내분비적 질환도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반드시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고, 특히 비만의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과 관련된 대사이상과 생식 기능 이상을 더 악화하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 감량과 식이조절은 필수다."

-난임 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나는 원래 월경주기가 불규칙하니까 이번에도 뭐 그렇겠지 해서 쉽게 넘기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우리나라 여성 5~10%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이번 달 혹시 비슷한 증상을 겪고 계신다면 꼭 병원에 내원해서 전문의와 상의해보는 게 좋겠다. 특히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산부인과적 질환뿐 아니라 내과적 질환도 동반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셔서 꼭 전문의 상담을 받는 걸 추천한다. 또 현재 임신을 시도하고 계시는 모든 분 힘내시고 이번 주기 꼭 임신에 성공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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