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 초음파에서 태변이 복강으로 빠져나왔다면 태변증후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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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검사 등 정기적으로 산전 진찰 받아야

태변은 자궁 속 태아가 지속적으로 양수를 마시면서 만들어진 대변이다. 대개 출생 24시간 이내 장에 쌓여있던 암녹색의 끈적거리는 태변을 배출한다. 문제는 태변 증후군이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이제 막 태어난 아기의 장 운동성이 떨어져 태변이 장을 막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용성 교수은 “정기적인 산전 진찰로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태변 증후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태변 증후군은 태아의 장 운동성이 떨어져 태변이 장을 막는 태변 장폐색, 태변이 병마개처럼 장을 막으면서 장에 가스가 차 점점 팽창하는 태변 마개 증후군, 출산 전에 장 천공이 발생하는 태변 복막염 등이 있다. 최 교수는 “장 발달이 미숙하면 아기의 장 운동성이 떨어져 태변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며 “장에 구멍이 생기는 장천공이 발생하면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태변 복막염은 산모도 모르게 조용히 진행해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산전 진찰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아기 복부에 복수가 차거나 태변이 복강으로 빠져나와 석회화가 생겼다면 태변 증후군 가능성이 높은 응급 상황이다. 지체없이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찾아 산부인과, 신생아 전문 소아청소년과 소아외과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산부인과는 산모·태아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응급 제왕절개 등을 포함한 분만 일정을 조율한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호흡은 양호한지, 저혈압을 동반한 패혈증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소아외과는 아기의 수술적 치료 담당한다. 장천공을 일으킨 부위를 찾아내 교정하고 장 절제와 재문합술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복강 내의 유착을 치료하고 오염된 태변을 깨끗이 정리한다.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에게 시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고난도 수술이다. 따라서 태변 증후군이 의심될 때는 소아외과 전문팀이 진료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태변 증후군은 수술이 잘 마무리되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최 교수는 “모든 치료가 끝난 후에도 아기가 잘 먹고 성장하는지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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