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유치 앞니 부상,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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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 병원] 〈10〉유치 외상에 대한 진단·치료 경험이 많은 곳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아들(6)이 아파트에서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졌습니다. 앞니(유치)가 흔들리고 깨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완전히 빠지진 않았고요. 일단 찢어진 입술만 치료한 상태인데 부러지고 흔들리는 치아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혹시 다른 치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의사의 한 마디
: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송지수 교수

6살은 영구치가 나올 준비를 하면서 유치 뿌리가 흡수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뿌리가 상당히 흡수된 어린이라면 외상으로 인한 문제가 크지 않고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뿌리가 아직 많이 흡수되지 않았고 영구치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은 경우 적절한 처치가 필요할 수 있으며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경과 관찰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치아 내부의 신경이 손상돼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유치 뿌리가 녹아 원래 빠져야 할 시기보다 빨리 빠지게 되거나 유치 위에서 자라고 있는 영구치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도 유치의 외상 자체가 영구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잇몸을 뚫고 나오는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빠질 치아라고 해서 외상을 방치하기보다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유치가 잇몸을 뚫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유치 뿌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때 외상이 발생하고 유치의 신경이 죽을 경우 유치의 뿌리 발육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고 해당 유치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뿌리가 완성된 유치라면 신경이 죽더라도 신경치료(근관치료)를 시행해 좀 더 치아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치 뿌리는 유치 위에서 발육하고 있는 영구치의 머리에 근접해 있습니다. 유치가 외상을 받았거나 염증이 발생한 경우 영구치의 형태나 색조 이상을 야기할 수 있으며 영구치가 잇몸을 뚫고 나오는 과정인 맹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치가 손상됐다면 영구치가 맹출할 때까지 경과 관찰할 것을 권합니다.

응급처치도 중요한데요, 일단 유치를 다쳤다면 최대한 빨리 치과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임상 검사와 방사선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 유치가 잇몸에서 완전히 빠진 경우 다시 원위치로 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친 유치의 흔들림이 심하면 주변의 다른 치아와 연결해 고정해주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치아의 각도가 달라졌다면 재위치한 후 고정할 수 있습니다. 치아표면만 살짝 깨졌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상당 부분 깨져나간 경우 치아 내부의 신경이 자극을 받아 손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 깨진 표면을 치아 색 나는 재료로 덮어주는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후에는 치아 내부의 신경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검사해 필요한 경우 신경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치아 외상을 당했을 땐 신속한 치료가 향후 문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입니다. 외상을 당한 곳에서 가까운 치과에 빨리 가길 추천합니다. 소아치과 전문의는 유치 외상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많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응급처치 이후의 경과 관찰은 소아치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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