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응급의료에 영향…급성 뇌졸중 사망률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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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공주대 공동 연구팀, 응급의료서비스 변화 양상 분석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의 영향으로 빠른 응급처치가 필수적인 급성 뇌졸중 치료 시간이 지연돼 임상적 예후가 나빠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김대희·우선희·이운정 교수, 공주대 응급의학과 문준동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국내 유입에 따른 급성 뇌졸중 등의 응급의료서비스 변화 양상을 살폈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지(JKMS)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서울에 있는 5개 소방서와 25개 안전센터에서 접수된 응급의료서비스(EMS)의 기록을 서울 지역 코로나19 발생 전(2019년 2월 1일~4월 30일)과 후(2020년 2월 1일~4월 30일)로 구분해 분석했다. 서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시점은 2020년 1월 24일이었고, 1월 말 수도권에는 총 6명의 환자가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지역내 구급대원과 의료 전문가는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새로운 지침을 준수해야 했다. 

그 결과, 급성 뇌졸중 등의 발생 장소, 시간, 빈도, 연령 등 주요 양상은 비슷했으나 증상 판단을 위한 통화 시간, 응답 시간, 현장 출동, 의료기관 인계 등 응급상황 대응을 위한 전체적인 시간이 유의하게 길어졌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급성 뇌졸중 등 증상이 발생한 다음 신고 전화가 31분만에 왔지만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43분으로 길어졌다. 응답 시간도 7분에서 9분으로 늘었고, 현장 시간도 5.5분에서 7분으로 지연됐다. 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인계 후 돌아오는 시간 역시 25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났다. 병원까지 이동 시간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병원 응급실에서의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코로나19 발병 전에는 176분이었지만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195분으로 늘었다. 뇌졸중 골든 타임인 4.5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비율도 78.6%에서 69.3%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급성 뇌졸중 발생 후 입원 전 시간이 상당히 지연되면서 이 기간 급성 뇌졸중 환자의 임상 결과도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급성 뇌졸중은 치료 시점이 예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증상 발생 후 치료가 빠를수록 예후도 좋다. 실제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환자실에 입원한 비율은 50.6%로 코로나19 발병 전 33.3%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사망한 환자도 코로나19 발생 전 7.7%에서 13.9%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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