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병리사協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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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비전문가'라는 발언에 강경 대응키로

17일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경기도의사회관 앞에서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의 임상병리사에 대한 인신공격과 망언에 대한 사죄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사진 동 협회]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의 최근 발언을 두고 임상병리사 단체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의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동욱 전 경기도의사회장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바생이 코로나 검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 이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광화문역 근처에서 개최한 집회 현장에서 “현재 코로나 검사는 의사들이 시행해야 하는 의료행위다. 현재는 비전문가인 임상병리사들이 단순 업무 마냥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병리사를 지칭해 “이 새X들이 막 찔러. 콧구멍 찌르며 쾌감을 느끼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측은 “확진자가 하루에 7850명까지 치솟는 코로나19 범유행 상황에서 임상병리사는 검체 채취 및 진단검사 업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국민보건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음에도 이 전 회장이 SNS 등을 통해 임상병리사를 폄훼하는 것도 모자라 ‘인격 살인’에 다름 아닌 망언과 조롱을 일삼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이 17일 경기도의사회 앞에서 '인격살인 망언 이동욱 OUT!!'이란 내용의 피켓으로 시위하고 있다. [사진 동 협회]

협회는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의 경기도의사회관 앞에서 이 전 회장의 임상병리사에 대한 인신공격과 망언에 대한 사죄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집회를 열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검체채취 지침’에 ‘검체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가 채취’하고 ‘간호사와 임상병리사는 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현재 하루 검사하는 60만 건 대부분의 검체 채취와 PCR 검사는 임상병리사가 거의 전담하고 있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은 “이 전 회장의 비상식적 언행으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8000여 명까지 치솟는 엄중한 상황에서 임상병리사는 K방역 업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국민보건을 위해 헌신해 오고 전국 7만2000여 임상병리사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2년여간 현장에서 묵묵히 코로나19 검체 및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임상병리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만행을 저질러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규탄했다.  

또 그는 “이 전 회장의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에 대해 협회는 임상병리사 회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허위사실 유포, 업무 방해 등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21일 협회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비상식적 망언에 대해 상임이사회 등 긴급 회동을 가져 기자회견, 성명서 발표, 항의 집회, 유관기관 항의 민원 접수 등의 강경한 대응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한임상병리사협회가 지난 17일 낸 공식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인격살인 망언’ 웬 말인가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즉각 사죄하라!!

하루 확진자가 7850명까지 치솟는 상황에서도 임상병리사는 불철주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방역당국, 국민들로부터 임상병리사의 역할이 크게 칭송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임상병리사들은 국민보건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SNS 등을 통해 임상병리사 폄훼도 모자라 조롱하는 ‘인격살인’ 망언을 일삼고 있다. 임상병리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의사로서 이동욱은 SNS와 유튜브, 국회 앞 집회를 통해 진정 의사가 맞는지 의심될 발언으로 국민보건에 총력을 기울이는 임상병리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동욱은 ‘임상병리사를 무자격자 알바생’으로 매도한 데다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속어까지 서슴없이 남발했다. ‘선별진료소 검체채취를 의사가 아닌 알바생이 한다’는 주장, ‘비인두 검체채취로 뇌가 찔린다’는 황당한 발언, 임상병리사를 ‘단순보조원으로 격하’시킨 망발 등이 그것이다.

1973년 의료기사법 시행으로 보건의료인으로서 막중한 소임을 수행해온 지 무려 48년인데 이걸 철저히 도외시하는 당신은 도대체 어느 시대 사람인가? 임상병리사가 되려면 대학 졸업 후, 국가시험에 합격해 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하는 전문직업이라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이동욱은 의사로서 심각하게 왜곡된 악의적 가짜뉴스를 일삼고 있다. 경기도 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하는 공인으로 대한의사협회가 강조한 검체의 종류를 알고서 하는 말인지 묻는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가짜뉴스를 생산, 유튜브 등을 통해 허위사실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7만2000여 임상병리사의 이름으로 강력히 경고한다.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를 실추시킨 망언을 책임지고 임상병리사에게 즉각 사죄하라!! 대한임상병리사협회는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응당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장 및 7만2000여 임상병리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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