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먹으면 그만? 두통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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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성 두통의 양상

두통은 흔한 질환이지만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드물다. 통증을 그냥 참거나 그때그때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게 전부다. 두통을 겪는 상당수 환자는 만성화한다. 이 환자들은 병에 대한 경각심 없이 병원 진료를 등한시하거나 약을 통한 일시적 해결로 수년 이상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두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특정 원인 없이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일차성과 특정 원인 질환에서 기인한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대부분은 일차성이다. 일차성 두통은 정밀검사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 두통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 형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스트레스나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편두통은 보통 머리에서 맥박이 뛰는 것처럼 쿵쿵 울리듯 아픈 증상이 반복되는 두통이다. 속이 메스꺼운 위장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중추신경계의 기능 이상으로 삼차신경, 뇌 주변 혈관, 신경펩타이드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한 통증 신호가 뇌에서 두통으로 인식하면서 나타난다. 발작성으로 재발하고 발작 사이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자주 재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지속적인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군발 두통은 매우 심한 편측 두통이 동측 안면의 자율신경계 증상과 함께 1∼2시간 지속하며 수주 이상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편두통보다 드물고 삼차신경, 주변 혈관과 자율신경의 반사적 활성화에 의해 발생한다. 급성 발작은 뇌의 시상하부의 활성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두통 환자는 유발 요인이 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혹은 어떤 심리 상태일 때 두통이 발생하는지 그 양상을 알아둬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게 두통 예방의 기본이다. 예를 들어 커피나 홍차, 콜라와 같은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두통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또 글루탐산염(MSG)이 다량 첨가된 간편식이나 육가공품도 원인일 수 있다. 치즈나 초콜릿, 양파, 적포도주, 호두, 바나나, 콩, 파인애플 등에 함유된 아민 성분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다.

두통 환자는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영양 섭취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잠이 부족하거나 과할 때 두통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나 참기 힘들 만큼 통증이 심하거나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특히 두통은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뇌혈관 속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두통이 발생해서다. 그러나 잠깐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여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지만 이는 뇌졸중 초기 증상이다. 

따라서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이 갑자기 시작됐거나 ▶두통이 점차 심해지고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한 경우 ▶누웠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악화하는 경우 ▶구역·구토, 의식 소실을 동반한 경우 ▶50세 이후 처음 두통이 시작된 경우 ▶시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 등일 때는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도움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정성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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