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현재 사용 중인 백신·치료제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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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구로병원 김우주 교수, 3일 '코로나19 Q&A' 진행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유튜브 캡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3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점종(우세 변이)이 된다고 해도 자연 면역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승인된 백신과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고려대의료원 공식 유튜브 채널(KOREA UNIVERSITY MEDICINE)의 '코로나19 LIVE Q&A'에 출현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와 현재 방역 정책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초 보고된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 6개 대륙, 최소 33개국으로 전파되며 공중보건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를 5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력 ▶중증도 ▶백신과 치료제 효과 등 세 부분으로 나눠 평가하면서 "일단 전파력은 앞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보다 강한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전파력이 델타의 최대 5배라는 연구도 있고 실제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이 재감염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에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최초로 발견한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의 증상은 경미하며 세계가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의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인터뷰를 통해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들이 말한 것처럼 비교적 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김 교수는 "아직은 미지수"라며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강하면 독성이 줄어 치사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는 하나, 코로나19에서 이는 모두 가설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보고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대부분 무증상 혹은 경증인 것은 맞지만, 이는 사례 보고일 뿐이다. 일부 집단만 보고 전체를 해석하는 선택편향일 수 있으므로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는 32개로 델타(16개)보다 2배 많다. 특히 항체가 붙는 첨단 부위(수용체 결합 부위)의 변이는 각각 10개와 2개로 오미크론 변이가 5배나 많다"며 "변이의 위치와 개수로 볼 때 백신을 통한 감염 예방 효과는 다소 줄 수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중 항체 치료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오미크론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현재 사용하는 백신과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일부 효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델타 변이에서 확인됐듯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예방 효과는 다소 떨어질 수 있어도 중증도를 낮추고 치명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여전히 백신은 사망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치료제도 항체를 작용 기전으로 하는 것은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승인권고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바이러스 복제 효소를 차단하기에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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