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에 혈관·관절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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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관절염에 올바로 대처하기

추운 날씨는 혈관·관절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혈관이 좁아지면서 고혈압을 유발하고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상승해 심장 질환이나 뇌출혈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관절의 경우 주위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면서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이 악화하기 쉽다. 겨울철 주의할 질환을 알고 미리 대비에 나서자.

▶뇌출혈의 주요 원인, 고혈압
고혈압은 혈압이 140/90㎜Hg 이상인 경우다. 기온이 높을 땐 많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혈관이 이완하며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만,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져 혈관이 수축하면 혈액순환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에 작은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조심해야 한다. 뇌출혈의 약 75%는 고혈압이 원인이다. 고혈압 환자가 실내외 온도 차에 따른 뇌출혈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출 시 따뜻한 외투는 기본이고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기는 게 좋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날엔 가급적 실외 운동을 자제한다. 꼭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단 기온이 상승한 낮에 하는 게 혈압 상승을 피하는 길이다.

고혈압은 기본적으로 식습관의 변화와 운동 부족, 가족력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방을 위해선 항상 고혈압 유무를 확인하고 조절해야 한다.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심장 질환, 흡연 등에 대한 예방 대책도 필요하다.

▶혈액순환 둔화로 심해지는 퇴행성 관절염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관절 속 기압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는 겨울철에 관절이 시리고 통증이 더 심해진다. 또 추위 탓에 근육과 인대가 굳어지면서 유연성이 줄고 관절 부위가 뻑뻑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 작은 충격에도 연골이나 관절이 쉽게 상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겨울철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관절염으로는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구성 요소 중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서 생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 엉덩관절 등에 심한 통증과 운동장애가 나타나고 장기간 방치하면 관절의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낮에 일과 활동을 많이 하고 난 뒤 저녁 시간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을 호소한다. 다음 날 아침에도 강직이 일어날 수 있다.

관절염 환자라면 관절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혈액순환에 좋은 반신욕을 해주는 것도 좋다. 관절 부위를 온찜질 해주거나 사무실에선 무릎 담요 등을 사용해주는 것도 도움된다.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도 좋다. 특히 겨울철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들어 오히려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절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걷기 운동 등으로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아침 관절통 악화, 류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은 외부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계가 오히려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의 하나로 관절 부위에 염증이나 변형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손가락 중간 마디와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을 침범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져 통증을 호소하며 1시간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겨울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다양한 관절 부위에 나타날 수 있고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특히 한번 변형된 관절은 증상이 호전돼도 다시 온전히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 조기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라면 신선한 야채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고 가벼운 산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겨울철 심해진 통증 때문에 집에만 있는 것은 오히려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햇볕이 나는 한낮에 가벼운 외출을 하는 것도 치료에 약이 될 수 있다.

도움말: 노원을지대병원 강희인(신경외과 )·허진욱(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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