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친환경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발제한 대한영양사협회 이영은(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회장은 “친환경 농업은 기후위기의 해결사이자 식품의 맛·안전 도우미”라며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등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식품의 맛·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의외로 높다는 것이 이 회장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농업과 축산·낙농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 산림 벌채와 토지 사용 변화로 인해 14%를 점유한다”고 지적했다. 직·간접적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약 24%가 농업 분야에서 유래하는 만큼 농업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화학비료·농약→토양 산성화→온실가스 보관력 상실
화학비료·농약 등을 과다 사용하면 토양이 산성화돼 흙 속 지네·거미·개미 등 곤충과 지렁이·선충·원생동물 등 미생물이 살아남지 못한다. 이로 인해 토양의 공극이 없어지고 단단해져 식물이 영양분을 잘 흡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땅에 흡수되지 못한 비료가 하천으로 흘러가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토양 내 생물 다양성이 사라지면 육상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 화학비료·농약 사용으로 인한 토양 오염은 탄소 배출로 연결돼 대기 오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살충제 등 농약 때문에 토양 미생물이 줄어들어 토양의 질이 나빠지면 식물이 토양에 가둬 둔 탄소가 다시 대기로 배출된다. 이 회장은 “친환경 농업을 실천하면 토양(농지)이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대기권 온실가스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며 “독일 뮌헨 공과 대학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 농산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반 농산물보다 적었다”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 농산물을 섭취하면 잔류 농약 섭취도 줄일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에 비타민C·철·마그네슘 더 많아
친환경 농산물이 건강에 더 이롭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더 많은 영양소를 함유할 수 있다. 2010년 '대체의학 리뷰(Alternative Medicine Review)'지엔 “여러 연구논문 검토 결과 친환경 농산물은 같은 종류의 일반 농산물보다 비타민C·철·마그네슘 등이 더 많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논문이 실렸다.
이 회장은 “친환경 농산물엔 식물이 미생물이나 해충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파이토케미컬(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이 더 많이 들어있다”며 “파이토케미컬은 사람이 섭취하면 강한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 세포 손상을 억제함으로써 노화 억제 등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산물 자체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어, 풍미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친환경 농업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 준다. 이 회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이란 농업과 환경을 조화시켜 농업의 생산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농업형태로서 농업 생산의 경제성 확보, 환경 보전, 농산물의 안전성을 동시 추구하는 농업”이며 “환경 보전 등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의 친환경 농산물에 관한 관심과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친환경 농업의 공익성’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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