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 부작용 피하려면 약 성분·용량 꼼꼼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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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응고제 사용 시 주의점

심장 부정맥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심방세동이다. 유병률이 약 1.5~2% 정도로 80세 이상은 10명 중 1명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을 앓는 것으로 보고된다. 심방세동으로 인해 심장 내 혈액이 고이면 뇌졸중 위험이 건강한 사람의 5배, 심장 기능 자체가 망가지는 심부전 위험은 3배가량 급증한다. 


특히, 우리나라 심방세동 환자는 고령인 데다 뇌졸중 위험과 출혈 위험이 모두 높은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심방세동 환자의 약 80%는 뇌졸중 고위험군(CHA2DS2-VASc 점수 2점 이상), 약 60%는 출혈 고위험군(HAS-BLED 점수 3점 이상)이다. 여기에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여러 약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유해반응이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 와파린 등 항응고제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배경이다. 

항응고제를 사용할 때는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와 부작용 위험을 저울질해 최적의 용량과 제품을 맞춤 선택해야 한다. 출혈 위험을 낮추려 용량을 조절하면 뇌졸중 예방 효과가 충분치 않고,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 위험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오리지널인지 제네릭인지, 용량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심방세동을 포함해 질환 치료를 위해 지속해서 약을 먹는 환자 가운데 처방 약에 관한 정보를 찾아본다는 사람은 30%도 안 된다. 제품명조차 모르는 환자가 40% 이상이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0). 

순천향대천안병원 심장내과 박상호 교수는 “항응고제는 용량 조절을 통해 뇌졸중의 위험 감소와 출혈 발생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까다로운 약제"라며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 시에도 관련 임상 자료들과 환자의 특성을 면밀히 따져 약제를 선택하는데,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제네릭이 임상적으로 얼마만큼 유사한 결과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4상 임상 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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