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에 혹 생겨도 모두 수술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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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낭종 궁금증 풀어보기

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사춘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 몸은 어느 곳이든 혹이 생길 수 있는데 이곳 난소에도 혹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난소 혹 또는 난소 낭종이라 부른다.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젊을 때부터 자궁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된다.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기은영 교수의 도움말로 난소낭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난소낭종은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난소낭종은 물혹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종양을 이루는 세포 성상에 따라 물혹의 형질도 딱딱한 고형화된 형질을 발현할 수 있다. 젊은 여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난소낭종의 상당 부분은 배란과 관련된 생리적인 물혹의 경우가 많다. 낭종의 크기가 작고 낭종 내부의 초음파 음영이 나쁘지 않으며 관련된 불편한 증상이 없는 경우는 대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사춘기가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도 난소에 일시적인 낭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난포 낭’이라고 하며, 이 낭종은 생리 주기에 따라 흡수돼 소멸한다.

증상 없는 난소낭종, 병원 찾아야 할 때는?
난소낭종 파열이나 난소가 꼬이는 염전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심한 복통이 갑작스럽게 생기며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난소낭종 파열로 인한 혈복강 또는 난소낭종 염전은 응급 수술이 필요하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심한 복통이 아팠다 안 아팠다 하는 식으로 주기가 있을 때는 염전을 생각해봐야 한다. 설사 난소암이 발생했다 해도 어느 정도 크기가 커지거나 병기가 진행돼 복수가 차기 전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3분의 2 정도 된다. 초경 이후 생리통이 없던 여성이 생리통이 생겼는데 심한 경우, 소화 불량, 복부 둘레 증가, 하복부 불편감 또는 통증, 복부에서 종괴가 만져지는 경우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산부인과 진찰이 필요하다.

수술 여부는 어떻게 결정되나?
초음파를 포함한 이미지 검사상 종양의 크기가 작으며, 환자가 호소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양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당장 수술적 치료보다는 경과 관찰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수술하기 어려운 내과적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경제적 상황이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약물적 치료를 먼저 해볼 수 있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난소낭종 염전 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난소 양성 낭종의 크기가 큰 경우, 크기가 작아도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추적 관찰 시마다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경우다. 자궁내막종, 섬유종, 성숙기형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양성 종양이다. 또 난소의 악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난소 종양 내부에 격막이 여러 개 있거나 고체 부분을 포함한 경우, 유두상 돌기가 포함된 경우, 복수가 동반돼 있거나 복막에 이상 소견이 동반된 경우, 종양 표지자 수치가 매우 상승해 있는 경우와 같이 암이 의심되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난소낭종 예방법은?
가족력에 난소암 또는 난소 종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BRCA 이상이 있는 경우 임신·출산 계획이 끝나면 예방적 난소 나팔관 적출술이 필요하다. 혈우병,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등 혈액 응고 질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난소 낭종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현재 임신 시도 중이 아니라면 배란 방지를 위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난소낭종 파열로 인한 혈복강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난소의 종괴는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커지거나 난종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난소암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3분의 2 이상은 복수가 차거나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가 있는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난소암이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신체 변화나 증상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며,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여성일지라도 건강검진 시 자궁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시행한다면 난소낭종 또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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