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패러다임, 이제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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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치료 구현 기대

디지털 헬스케어로 보건의료 영역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질병 치료에서 예방으로 관점의 중심이 바뀌고,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핵심은 예측이다.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정보를 찾아내 사전에 예방하도록 돕는 유전자 진단 기술, 의료 데이터와 기술을 연결해 효과적인 환자 관리를 구현하는 커넥티드 케어, CT·엑스레이 등 각종 의료 영상을 시각화·수치화해 진단을 돕는 의료 인공지능(AI) 등이 대표적이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소개한다. 

유전자 분석으로 선천성 안과 질환 감별

유전자 분석·진단 전문 기업인 아벨리노는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체(게놈·Genome) 정보를 활용해 선천성 안과 질환으로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한다. 대표적인 것이 각막이상증이다. 각막이상증은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날 경우 상처에 변이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엉겨붙어 혼탁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방치하면 시력이 나빠지고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새빛안과병원 정성근 원장은 “각막이상증이 있으면 라식·라섹 등 중심 각막을 레이저로 깍는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일본 등 상대적으로 동양인에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아벨리노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유니버셜 테스트로 90분만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식별한다. 임상 유전체 진단이다. 각막이상증을 일으키는 TGRBI 등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검사해 다중 유전자 위험 평가로 각막이상증 위험을 예측한다. 이진 아벨리노 회장은 “유전자 데이터 상용화로 사전에 질환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의 진단 범위를 눈뿐만 아니라 치과·피부과 등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로 합병증 예측하고 면역 치료효과 분석
영상진단 분야 글로벌 리딩 기업인 필립스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지원에 앞장선다. 의료진과 환자, 의료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환자 관리 통합 의료 시스템)이다. 중앙관제센터에서 입원한 환자의 상태 변화를 365일 24시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각종 검사 결과와 혈압·맥박 등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활력 징후를 의료진이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가공·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환자 예후나 합병증 위험 등을 예측해 알려주는 식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속하게 임상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고위험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인력·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효과도 있다. 이같은 예방적 조치로 입원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의료진의 업무 강도를 줄여줄 수 있다. 미국·독일 등에서는 이런 시스템으로 중환자 재원 일수를 1일 이상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루닛 스코프 IO 활용 모습. [사진 루닛]

의료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면역항암제의 반응을 예측해 개인 맞춤형 항암 치료를 제안하기도 한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대표적이다. 최근 루닛은 면역항암치료 분야에서 가장 큰 학회인 미국 면역항암학회에서 AI바이오마커 플랫폼으로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 예측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세포를 활용한 최신의 항암치료법이다.

하지만 키트루다·옵디보 등 고가의 면역항암제도 암 종류나 사람에 따라 미묘하게 치료효과가 다르다. 루닛은 AI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OI로 개인별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한다. PD-L1·CD8A 등 면역 관련 유전자의 면역학적 형질을 3등급으로 구분해 보다 정밀한 면역항암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일종의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다. 더 나아가 치료 효과 입증을 도우면서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도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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