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물 마실 때 아파 치통으로 오인하기 쉬운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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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주의해야 할 삼차신경통

얼굴에는 수많은 근육과 뇌 신경이 거미줄처럼 분포해 있다. 신경마다 맡은 역할은 차이가 있다. 감각과 통증을 전달하는 다섯 번째 뇌 신경은 흔히 삼차(三叉) 신경이라 불린다. 신경이 세 개(三)의 가닥(叉)으로 갈라졌다는 의미로 얼굴 부위 감각과 씹는 근육, 온도 감각을 관장한다. 


삼차신경통은 바로 이 삼차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며 심한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 삼차신경은 이마와 눈 주위, 광대뼈 주변, 턱 주변에 퍼져 있는데 특히 차가운 온도에 수용체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겨울철 발생하기 쉽다. 식사할 때, 물을 마실 때 유독 통증이 심해 치통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동맥, 정맥과 같은 혈관의 압박으로 발생하지만 10% 미만에서는 뇌종양, 뇌동맥류 등 특정 질환에 의한 신경 손상으로 나타난다"며 "따라서 뇌 MRI와 두개골 X선 검사, 근전도 검사 등을 통해 통증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한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질환처럼 삼차신경통도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혈관 압박이 문제일 땐 약물, 수술 등으로 맞춤 치료한다. 특히, 미세혈관 감압술은 귀 뒷부분을 4~5cm가량 절개 후 삼차신경과 뇌혈관 사이에 수술용 스펀지를 삽입한 다음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신경외과적 치료법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가능해 치료 효과가 크다.

윤 대표원장은 “미세혈관 감압술은 삼차신경통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로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최근에는 미세혈관 감압술 후 고어텍스 밴드와 브레인 겔을 이용해 분리된 신경과 뇌혈관을 고정하면서 재발 위험을 낮추기도 한다"며 "삼차신경통을 포함한 안면신경 질환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뇌 신경을 다루는 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적인 술기를 갖춘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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