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림 심하면 파킨슨병? 이 질환 신호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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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양상으로 본 파킨슨병과 수전증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술을 따르거나 젓가락질을 할 때 갑작스럽게 손이 떨리는 경우가 있다. 몸이 피곤해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떠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뇌 건강을 살펴봐야 한다는 신호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창규 교수는 “가만히 있을 때 손을 떤다면 파킨슨 병을, 글씨를 쓰거나 식사를 하는 등 손을 움직일 때 떤다면 수전증(본태성 진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같은 떨림이지만 떠는 상황이 다르다. 예컨대 파킨슨병은 소파에 편하게 기댄 상태에서 TV를 볼 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떤다. 안정시 떨림이다. 반면 본태성 진전은 움직이려 할 때 떨림이 심해진다. 물컵을 들어 물을 마실 때 손을 떨어 물이 흘러 넘치는 식이다. 모기향 모양을 선으로 그려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다. 본태성 진전이라면 증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르르 떤 상태로 나선을 그린다. 반면 파킨슨병 환자는 일부 구간은 떨지 않고 그린다. 떨림이 일상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졌거나 몸 동작이 느려졌다면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운동을 제어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줄면서 손발이 떨리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대개 나이가 들어 생기지만 젊을 때도 파킨슨병 유사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초기 약물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 좋은 경과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에 대한 반응이 약하다면 운동 증상 개선을 위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본태성 진전은 파킨슨병에 비해 약물 치료에 반응이 효과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창규 교수는 “얇은 전극선 삽입을 통한 전기자극으로 뇌의 고장 난 운동회로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뇌심부자극술이 가장 효과가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신마취와 관련된 장치를 체내에 삽입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고령층은 감마선을 해당 부위에 조사해 치료효과를 유도하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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