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 건강 토크] 부정맥이 보내는 신호와 최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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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이정명 교수

1. 이정명 교수가 짚어주는 질환의 오해와 진실  

Q 부정맥을 자가 진단할 수 있나요?

팔목동맥, 목동맥 촉지를 통해 자신의 맥박을 확인할 수 있다. 1분간 몇 번 뛰는지, 규칙적인지 불규칙적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안정 시에는 분당 50~100회 내외로 규칙적인 맥박을 보인다. 만약 이 범위를 벗어난다면, 맥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심전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이라면 자가 맥박 측정을 권장한다. 혈압계, 스마트시계 등 다양한 장치로 손쉽게 측정 가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로 심전도를 찍을 수 있는 기기들이 나와 있으며, 실제로 이를 통해 진단해서 시술에 이르게 된 환자도 꽤 있다. 부정맥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있는 당시의 심전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Q 아스피린으로 심방세동에 의한 뇌경색을 막을 수 있는지?

아스피린은 항혈소판제로 항응고제와는 다르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을 막는데 효과가 불충분하다고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이 있으면서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혈관질환, 65세 이상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거나 75세 이상, 또는 뇌경색 과거력 중에 1가지라도 해당한다면 항응고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별 출혈 및 혈전 위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우선시된다.  

2. 이정명 교수가 알려주는 질환 신호 

부정맥은 맥박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비정상·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박동을 의미한다. 원인은 노화, 스트레스, 약물, 유전적 요인 등으로 손꼽힌다. 정상인에게도 흔히 관찰되는 심방 조기수축, 심실 조기수축 등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이 있는 반면, 뇌졸중의 위험성을 높이는 심방세동, 급사를 일으키는 심실세동과 같은 위험한 부정맥도 있다. 양상과 치료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이 어떤 부정맥을 가졌는지, 정확한 진단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가장 흔하다. 국내인구의 약 1~2%가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으며, 고령화가 심화함에 따라 유병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빠른 ‘빈맥’에 해당하는 심방세동은 심방이 힘차게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적이고 빠른 속도로 떠는 질환을 말한다. 술을 마신 날 혹은 다음날에 발생빈도가 증가하는데, 숙취로 오인해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두근거림이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에 방문해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좌심방이는 좌심방에 붙어있으면서 귀처럼 돌출된 부분을 말한다. 혈액의 정체가 일어나기 쉬운 구조로 심방세동이 진행되면 좌심방이의 크기가 커지고, 수축력이 저하되어 혈액의 정체가 더욱 쉽게 일어난다. 혈전이 뇌로 가면 뇌경색, 콩팥으로 가면 경색으로 인한 복통 및 신부전 유발 등 여러 신체기관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국내 뇌졸중 환자의 약 15~20%가 심방세동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방세동 환자의 약 30%는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 및 정기적 검진이 필요하며 증상이 짧게 나타난다면, 홀터검사 기기를 부착해 심전도를 지속해서 기록,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심방세동으로 진단됐다면, 환자의 연령,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도를 계산하여 고위험군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항응고제를 사전에 활용해 혈전색전증의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 필요 시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료를 진행해야 하며, 맥박이 느려서 숨이 차거나 실신하는 경우에는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면 증세가 개선될 수 있다.

3. 이정명 교수가 선택한 질환 최신 치료법

심실빈맥으로 급성 심정지를 경험했거나 심부전에 대한 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는 1·2차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을 권장한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 발생 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의 제세동이 필요하며, 지체될 경우 뇌손상 유발로 장애 후유증 혹은 의식불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급사의 고위험군에게 제세동기 삽입은 필수다.  

제세동기는 심장에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적인 리듬(심장 박동)으로 되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상용되고 있는 제세동기는 왼쪽 쇄골에서 가까운 어깨 부위에 삽입한다. 정맥, 즉 혈관을 통해 전극선을 심장 안쪽에 위치시켜 전기충격을 심장에 전달한다.  

정맥을 통해 심장 안으로 전극선을 삽입하는 기존 삽입형 제세동기의 경우, 삽입 부위의 피부 감염 위험이 있으며, 세균이 전극선을 통해 심장으로 유입되면 전신적인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시술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나날이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최근에는 심장이나 혈관 내로 삽입하지 않고, 피부 아래에 전극선을 삽입해 앞서 우려되는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피하형 제세동기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피하형 제세동기는 심장박동기로서의 기능은 제한되기 때문에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여 시술해야 한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로와 과음, 흡연, 카페인 과다섭취 등은 삼가고 심장 박동을 급격히 높이는 흥분상태나 과도한 신체활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술은 한 잔만 마셔도 부정맥의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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