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빈혈 달고 오는 자궁근종, 스트레스가 더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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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촌 이내 친척 중 환자 있으면 초음파·MRI 검사 고려를

생리 과다, 생리통, 빈혈 등을 동반하는 자궁근종은 일상 속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는 자궁 질환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자궁근종의 환자 수가 증가세다. 특히 20대 젊은 여성 환자가 5년 전보다 66%나 증가했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가 나와 관심을 끈다. 자궁근종의 주요 원인으로는 여성호르몬, 환경호르몬, 식습관 등이 꼽히며 스트레스도 여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자궁근종의 명확한 발생 원인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성장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환자 대부분이 에스트로겐 분비가 활발한 나잇대의 여성이고,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는 완경(폐경) 이후에는 대부분 성장이 멈추고 근종 크기가 작아진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많이 분비되고, 이 코르티솔을 만들기 위해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프로게스테론이 많이 소모된다. 이 과정에서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아져 자궁근종이 커질 수 있다.

스트레스 외에도 소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육식 위주의 식단은 가축을 빨리 키우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호르몬제가 그대로 몸에 들어와 자궁근종을 키울 수 있다. 고지방식도 주의해야 한다. 에스트로겐은 콜레스테롤에서 만들어지는데, 지방 과다 섭취 시 혈중 콜레스테롤을 늘려 몸속 에스트로겐이 증가할 수 있다.

또 비만으로 인해 지방세포가 늘면 체내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자궁근종을 자라게 한다. 몸무게가 10㎏ 늘면 자궁근종 위험도가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에 운동으로 지방을 줄이면 자궁근종의 크기가 작아지는 사례도 있다.  

이 밖에 출산 경험이 없거나 유전인자 등이 자궁근종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4촌 이내 친척 중 자궁근종 환자가 있는 여성이라면 자궁근종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기경도(산부인과 전문의) 원장은 “자궁근종이 있더라도 대부분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생리 과다와 부정출혈에 따른 빈혈, 극심한 생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며 “난임·유산 등 임신과 관련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가임기에 자궁근종과 관련된 위험 요소가 있다면 자궁(골반) 초음파나 MRI 검사를 받아보고 필요하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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