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고질병 ‘목 통증’, 추나요법이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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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본 여성학개론 #18

2040년 현대인의 모습을 한 인형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엠마라는 이름의 인형은 목이 구부정하고 등은 굽었으며, 배가 불룩 튀어나왔다. 영국의 행동미래학자 윌리엄 하이암 박사 연구팀이 20년 후 미래 직장동료의 모습을 예측한 여성 사무직 종사자 인형이다. 연구팀은 앉는 자세를 바로잡고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등 업무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면 엠마처럼 신체가 기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무직 직장인은 하루 8시간 이상을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한다. 어느 순간 일에 집중하다 보면 목을 앞으로 빼고 어깨는 둥글게 만 상태로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본다. 이런 자세는 특히 목뼈(경추)에 부담을 준다. 머리를 앞으로 빼고 숙일수록 목뼈가 견뎌야 하는 무게가 증가한다. 머리를 똑바로 세웠을 때와 비교해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최대 27㎏를 감당해야 한다는 연구도 있다. 

근육도 문제다. 스스로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목·어깨·허리·손목 등 신체 근육이 한 방향으로만 과도하게 긴장·수축한 상태다. 근육이 뻣뻣하게 뭉치면서 그 근육과 연결된 관절의 회전이 제한돼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 근육이 뭉쳐 통증이 생기고 몸을 덜 움직여 더 넓은 부위 근육이 뭉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삐딱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으면 목을 비롯해 어깨·허리 등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 목 통증은 컴퓨터·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잦은 2030대 여성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여성 목 통증 환자는 36만 6577명으로 집계됐다. 고작 5년 전인 2016년 30만 2186명과 비교해 6만 여명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목 통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자목 증후군,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등으로 만성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업무 환경을 개선해 목 통증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앉을 땐 목과 머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허리를 바르게 세운 상태를 유지한다. 모니토 화면도 최대한 눈높이에 맞춰 높게 올려 고개가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한다. 또 1시간에 한 번씩 부드럽게 목을 돌리거나 양 손으로 목을 받치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으로 목 주변부에 누적된 피로를 풀어준다. 목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인천자생한방병원 우인 병원장

한방에서는 목 통증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침 치료는 목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고, 순수 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 해소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환자의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어긋난 경추 주변 근육과 관절 등을 밀고 당기는 한의 수기요법으로, 목 통증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지난 7월 미국의사협회 공식 국제학술지 중 하나인 ‘JAMA Network Open(IF=8.483)’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목통증에 대한 추나요법은 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법보다 통증과 기능 등에서 우월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추나요법을 받은 환자군의 목 통증 VAS(시각통증척도)는 치료 전 59.5에서 치료 후 26.1로 감소해 절반 이상인 56%의 통증감소가 나타났다. 반면 일반치료군의 VAS는 치료 전 60.6에서 치료 후 43.3으로 29% 정도만 감소해 통증 경감이 크지 않았다. VAS는 통증을 측정하는 척도로 숫자가 클수록 통증이 크다는 의미다.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가 심함을 의미하는 NDI(경부장애지수)는 치료 후 추나요법군은 장애가 경미한 17점, 일반치료군은 중등도의 장애 수준인 25.3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목 기능 개선에서도 추나요법이 우월한 효과를 보였음을 입증한다.

엠마는 극단적인 예시일 뿐이다. 하지만 가볍게 무시할 수는 없다. 목 통증 완화에 탁월한 추나 요법 등 치료로 직장인 고질병을 치료하는 좋은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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