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후 30분 이상 손가락 뻣뻣하다면 빨리 병원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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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변형 전에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골든 타임 사수해야

관절염은 전 세계 3억5000만 명 이상에서 발병하는 영향력 있는 질환이다. 종류만 100여 가지 이상이다. 관절염은 크게 나이가 들어 생기는 골관절염과 관절 부위 염증으로 악화하는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구분한다. 어떤 관절염이든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관절이 손상돼 뼈가 뒤틀리고 변형된다.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손가락을 구부리는 섬세한 움직임이 어려워지고 일상이 불편해지는 식이다. 손톱깍기, 머리감기 등이 힘들어지고 물건을 잘 놓친다. 세계 관절염의 날(10월 12일)을 앞두고 염증성 관절염인 류머티즘 관절염에 대해 알아봤다. 


관절염이라고 다 같은 관절염이 아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골관절염과는 발병 원인이 다르다. 골관절염은 관절 연골에 손상을 주는 외상, 반복적인 작업이나 생활습관, 퇴행성 변화 등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손상된 관절 부위를 중심으로 국소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발병 연령대도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많다. 

반면 류머티즘 관절염은 림프구가 우리 몸의 일부인 활막을 공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염증으로 관절뿐만 아니라 주위 뼈까지 파괴해 피로감, 발열,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 전신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상대적으로 30~40대 젊은층에서도 흔하게 앓는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진단·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 기능 장애를 겪는 비율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50%는 발병 10년이 지났을 때 일상생활 장애로 고생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증상이 나타난 후 3개월 시점에서는 관절의 20%, 1년이 지나면 60%가 이미 손상됐다는 국내 실태조사 결과도 있다. 관절이 망가지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염증을 조절하고 증상 진행을 막아 관절 변형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국내 류머티즘 관절염(혈청검사양성 류마티스관절염(M05)) 환자는 12만4000명이다. 10년 전인 2010년 대비 72%나 증가했다. 5년 전과 비교해서도 24%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여자는 특히 관절 통증을 예민하게 살펴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4배가량 많이 발병한다.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주로 35~50세에 많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심각한 관절 변형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통증·우울감 등으로 경제활동을 어렵게 한다. 실제 대한류마티스학회가 2017년 진행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대상으로 진행할 설문조사에서 환자의 30%는 노동 능력 손실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유럽 환자 대상 연구결과도 중등도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45%, 중증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67%가 업무 장애가 있다고 응답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정년보다 더 빨리 은퇴했다는 응답도 23%나 된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 진행을 억제하는 관해(Remission)다. 염증과 관련된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상태인 관해를 가능한 길게 유지하는 식이다. 안타깝게도 현대 의학으로는 류머티즘 관절염을 완치하거나 예방하기 어렵다. 중앙보훈병원 류마티스내과 서욱장 분과부장은 “류머티즘 관절염은 통증만 참으면 되는 질환이나 물리치료나 운동만으로 호전되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류머티즘 관절염은 발병 후 2년 내 60~70%의 환자에서 골미란이 발생하는 만큼 조기 진단 및 적극적인 치료를 통한 예후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머티즘 질환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국류마티스학회(ACR)·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에서도 류머티즘 관절염의 관해 달성을 치료 목표로 권장한다. 

사실 관해를 달성하는 것도 임상적으로 쉽지는 않다. 2019년 발표된 해외 연구결과 치료 시작 24개월 시점에 환자의 24%만 임상적 관해(DAS28<2.6)를 달성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난해 공개한 생물학적 제제 등록(KOBIO)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받은 환자 중 치료 첫해 관해 달성 혹은 낮은 질병 활성도에 도달한 환자의 비중은 고작 56.5%에 불과했다. 

다행히 최근엔 임상적 증상 완화와 통증 개선에 효과를 입증한 유파다시티닙 등 관해 달성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도입됐다. 특히 산정 특례 제도로 자가 항체 양성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약제비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서욱장 분과 부장은 “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 제제와 먹는 경구약 등 관해 달성에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가 다수 임상에 쓰이는 만큼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이상 손가락 관절이 뻣뻣한 증상이 느껴지면 지체말고 류마티스내과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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