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이 추천한 7가지 생활수칙으로 폐 건강을 지키자

인쇄

이승룡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홍보이사

이승룡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홍보이사·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우리의 폐. 외부 환경에 바로 노출되는 피부나 눈·코·귀보다 더 민감한 상피세포를 가진 장기다. 정상 성인의 경우 하루에 들여 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양이 무려 7500L나 된다. 그 많은 공기 속에 다양한 유해물질을 걸러내고 깨끗한 산소를 우리 몸속으로 전달하는 장기가 폐다.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폐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유해물질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담배다. 담배는 중독성을 유발하는 니코틴을 필두로 타르나 포름알데히드, 벤젠, 카드뮴, 벤조피렌, 나프틸아민뿐 아니라 무려 4000여종의 화학물질과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유해물질에 수십년간 노출되면서 기관지와 폐포는 상처받게 되는데 그 결과로 발생하는 질환이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이다.

COPD는 비가역적으로 기도 염증이 진행하기 때문에 일단 질병이 진행하기 전에 금연해야 한다. 최소한 질병 초기에라도 금연해야 폐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주변에서 니코틴 중독으로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물론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없는 애연가임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중증 COPD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서 바깥 활동에 제약이 있는 환자나 폐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담배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환자를 옆에서 보면 정말 애처롭기 그지없다.
 
장기 흡연자, 국가 폐암 검진 권장????

60~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하던 업무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와 같았던 흡연이 이제는 COPD와 폐암이라는 무시무시한 질병의 부메랑이 돼 흡연자들의 목 끝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에는 담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다양한 형태의 담배가 출시되면서 다른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들 한다. 그렇다고 유해하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미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수준을 넘긴 상태다. 액상이나 전자담배와 같은 유사 담배가 우리의 폐 건강을 지켜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담배 하면 같이 따라다니는 질환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폐암이다. 폐암은 전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악명 높은 질환이다. 한번 걸리면 그 힘듦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물론 최근에는 신약이 많이 나오면서 치료 성적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수술할 수 없는 진행성 폐암의 경우 치료가 잘되더라도 항암 치료를 꾸준히 지속해야 하고 치료하면서도 혹시 내 병이 악화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을 항상 마음에 안고 살아가야 하니 그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폐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 이미 30갑 년 이상 흡연을 오래, 많이 한 경우(하루에 담배 한 갑씩 30년간 흡연한 경우, 1갑x30년=30갑 년)라면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가 폐암 검진을 해보는 것도 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서 정보 공유

흡연이나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물질 말고도 우리의 폐는 신종 감염병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신종플루와 메르스 바이러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이 그렇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어느 때보다 폐 건강이 주목 받는 시기다. 유례 없는 사태로 생활의 갑갑함은 있지만 손 씻기 운동과 더불어 마스크 착용으로 우리의 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팬데믹 상황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한 공간에서 함께하던 삶이 각자의 공간에서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2003년부터 매해 10월 둘째 주 수요일에 폐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폐의 날’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건강한 숨, 행복한 삶’을 시청함으로써 주요 폐 질환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또 코로나 시대에 폐 질환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7가지 폐 건강 수칙을 통해 일상에서 폐 건강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제시했다.

서로의 폐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온라인 걷기대회 이벤트도 펼친다. 전국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환자·보호자·일반인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동참할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100세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폐 건강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필수 조건이 아닐까 싶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면서 오늘도 폐 건강을 위해 걷고 오르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작은 실천을 실행해 보는 건 어떨까.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