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고령층은 자녀들이 걱정을 우려해 통증을 참으면서 질환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많다. 평소 가족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평소 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어깨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통증이 나타나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50대 무렵부터 많이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여성 오십견 환자는 47만8319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56만7235명)의 약 84%에 이른다. 주로 관절의 퇴행이 오십견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신체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50대 이후부터 어머니의 어깨 건강을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십견에 걸리면 어깨관절이 마치 어는 것처럼 뻣뻣하게 굳게 된다. 오십견이 ‘동결견’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점점 팔을 들어올리기 어려울 만큼 통증이 심해져 일상 생활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통증을 방치해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만성 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관련 증상 발견 시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치료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어깨 통증이 극심할 때에는 응급침술인 동작침법(MSAT)을 고려한다. 동작침법은 침을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의 도움으로 환자의 어깨를 움직여 관절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통증을 잡는 자생한방병원의 응급침술이다. 동작침법의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 동작침법의 통증 완화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2013년 세계적인 통증 관련 국제학술지 ‘PAIN’에 등재되기도 했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어깨 스트레칭을 실시해 어깨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쪽 팔을 옆으로 뻗은 뒤 시계 방향, 반시계 방향으로 가볍게 원을 그리는 동작이 좋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온찜질과 온수 샤워를 통해 어깨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난 추석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면 어머니의 자그마한 어깨가 혹여 오십견으로 얼어있지는 않은지, 건강을 확인하는 안부 전화를 드리도록 하자. 외롭고 쓸쓸했을 어머니의 마음도 따뜻하게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수원자생한방병원 윤문식 병원장
< 저작권자 © 중앙일보에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