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도 골든타임 존재…어음 변별력 떨어지기 전 보청기 착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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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귀의 날

귀는 인간에게서 가장 일찍 발달하는 감각기관이다. 태교를 위해 음악이나 부모의 목소리를 들려주면 실제 태아 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청력은 평생 가지 않는다. 유전적 요인과 소음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청력이 떨어지는 난청은 고령화와 이어폰 사용 등으로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오는 9일 귀의 날을 맞아 유성선병원 이비인후과 이성부 전문의에게 난청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난청은 유전적인 원인과 소음, 약물 등 원인이 다양하다. 달팽이관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면서 외이도, 중이, 내이, 신경을 통하는 모든 단계에 문제가 생길 경우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여성, 혹은 아이가 말하는 높은 톤의 소리가 잘 안 들리면 의심해야 한다. 특히 60세 이상은 3명 중 1명, 75세 이상은 40~50%가 청력 손실을 겪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음성 난청은 소리의 강도와 노출된 기간에 영향을 받는다. 총성이나 폭발음처럼 강한 소리를 들었을 때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소음도 일정 기간 노출되면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적으로 발생하는데, 초기 고음역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청력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연 회복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평소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소음이 심한 곳은 피하고, 이어폰은 최대 음량은 50% 이내로 사용하되 1시간마다 10분가량 휴식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청기는 난청을 치료하는 약이다. 나이 들어 보인다며 보청기 착용을 미루다간 청력이 지속적으로 감퇴하면서 청각신경과 연결된 대뇌 청각피질의 기능까지 줄어 보청기를 써도 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보청기 만족도와도 연관돼 있다. 이성부 전문의는 "보청기를 해도 시끄럽고 소용이 없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너무 늦게 보청기를 시작한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보청기의 장기적인 사용이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진행도 억제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문의는 "난청 증상이 경미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착용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보청기와 청각재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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