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최고령 탁구 선수인 니 시아리안의 도전은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60세인 여성의 기대여명(남은 평균수명)은 28.1년으로 나타나 88.1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됐으며, 80세 여성의 기대여명 또한 10.7년으로 집계돼 90세를 훌쩍 넘기며 장수할 것이 예상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그녀의 도전 정신이 시니어 여성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시니어 여성이 특히 주의해야 할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으로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좁아진 척추관은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다리의 당김, 저림 등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데, 심한 경우 통증으로 인해 허리를 굽혀서 다니게 되고 보행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여성은 갱년기 이후 골밀도를 유지시키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감하기 때문에 척추 건강 유지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척추의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고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신경이 받는 압박을 줄인다. 침 치료는 경직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원활히 조절한다. 순수 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척추 주변에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을 개선하고 신경의 재생을 돕는다.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척추 주변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고 근육과 인대를 강화한다.
한방통합치료의 척추관협착증 개선 효과는 과학적인 연구로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발표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환자 378명을 3년간 장기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평균 허리 통증 NRS(Numeric Rating Scale) 수치는 입원 당시 5.73점에서 퇴원 시점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3.66점까지 떨어졌다. 다리 통증 NRS 수치도 입원 당시 4.78점에서 퇴원 시 3.33점으로 완화됐다.
퇴원 이후 3년 뒤 측정한 통증 NRS 수치는 허리 3.53점, 다리 2.51점까지 감소해 한방통합치료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NRS 수치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 강도를 0~10 사이의 숫자로 표현한 척도다.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특히 치료의 만족도도 높아 연구 대상자의 95.4%(360명)이 입원 당시에 비해 증상이 호전됐다고 응답했으며, 89.4%(338명)는 한방통합치료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0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완치의 개념이 없고 재발 가능성도 높은 만큼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한방통합치료는 비수술로 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도 오래 유지된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시니어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나이 걱정 없이 도전을 즐기기 위해선 건강한 신체가 기반 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부천자생한방병원 하인혁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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