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어도 멍울 잡히면 유방암 의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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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도 침윤성 유방암이면 유방 보존 가능

유방암은 여성암 발생률 1위다. 암에 걸린 여성 5명 중 1명은 유방암을 앓고 있다. 다행히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10명 중 9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 10년 생존율도 88% 이상이다. 암은 빨리 발견·치료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 유방암 정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대전을지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정재학 교수의 도움말로 유방암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봤다. 
 

Q1.유방암은 왜 발생하나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인자로 알려졌다. ▶12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했을 때 ▶55세 이후 폐경이 늦을 때 ▶출산·임신 경험이 없을 때 ▶모유 수유 경험이 없을 때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받았을 때 유방암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요소도 있다.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엔 폐경 후 살이 쪄 비만이 됐을 때도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Q2. 언제 유방암을 의심해야 하나요?
아프지는 않는데 멍울이 만져졌을 때다. 매달 생리가 끝난 직후 유방암 자가 검진을 하면 유방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거울에 비춰 자신의 유방 형태를 관찰하고 한번은 누워서, 한번은 일어서서 촉진한다. 한 손은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다른 손의 검지·중지·약지 끝을 이용해 비비듯 눌러보면서 유방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멍울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유두의 변화도 잘 살핀다. 유두의 전면을 안쪽으로 모아 짜봐았을 때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면 위험 신호다. 유두에서 피가 나오거나 유두의 크기·모양이 변했거나 유방 염증이 있을 때도 주의한다. 유방의 통증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55세 이상 여성 중 80%는 이전에 없던 유방 통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대부분의 여성이 흔히 겪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Q3. 유방암이면 무조건 가슴을 절제해야 하나요?
아니다. 과거에는 유방을 다 제거하는 것이 치료 원칙이었다. 최근엔 유방보존술을 받는 비율이 더 많다. 실제 2000년도만 해도 유방암 환자의 70%는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을 받았다. 하지만 2006년도 이후에는 유방보존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유방암이 있는 부위만 제거한 다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도 유방 전체를 제거한 것과 비슷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 덕분이다. 

Q4. 수술 범위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나요?
병변의 범위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유방 조직 내 칼슘이 뭉쳐 만들어지는 석회질인 ‘미세석회화’가 유방 전체에 퍼져있는 관상피내암의 경우 병기는 0기이지만 유방 전체를 제거해야 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침윤성 유방암으로 병변 크기가 4~5cm 이상인 2~3기도 선행화학요법을 시행 후 유방보존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Q5. 어쩔 수 없이 유방을 다 제거할 경우엔 유방을 재건하는 방법도 있나요?
수술 후 즉시 재건술을 진행한다. 유방을 재건하는 방법에는 환자의 옆구리 살이나 뱃살 등 자가조직을 이용해 유방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식염수를 주입해 조직을 늘려주는 조직확장술 등이 있다. 환자 상태 및 유방절제술 방법, 반대쪽 정상 유방 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복부 내장지방을 이용한 재건이나 로봇 수술을 이용한 유방전절제술 후 재건술이 개발돼 점차 시행하고 있는 추세다.

Q6. 유방암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 발견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유방암 검진의 기본은 유방촬영검사다. 유방을 납작하게 누른 상태에서 X선을 투과해 유방 내부 조직을 전체적으로 살핀다. 우리나라는 만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유방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유방촬영검사는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30%나 줄여줘 유방암 예방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간혹 유방초음파만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유방초음파는 유방의 종양을 확인하는데 유용하지만 미세석회화를 발견할 확률이 낮다. 암의 초기 병변을 놓칠 수 있다. 유방촬영검사를 먼저 진행하고 치밀유방이나 비대칭 병변이 관찰되면 유방초음파를 시행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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