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잡는다고 칼슘 보충제만 먹다간 심장병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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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안암병원 연구팀, 2만2594명 분석 결과

골다공증 환자가 칼슘 보충제만 단독 복용할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1.89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복용량이 많고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신곤·김경진 교수와 의대 의학통계학교실 이준영 교수 연구팀은 골다공증 환자에서 칼슘 보충제 단독 복용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칼슘은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핵심 성분이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인해 골절 위험이 높은 고령층은 의학적으로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 사용이 권고된다. 하지만 종전의 다양한 연구에서 칼슘 보충제의 사용이 심혈관계의 위험,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돼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골절의 위험이 높다고 해도, 또 다른 질환을 부르는 칼슘 보충제 섭취를 권고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쟁이다. 

이전 연구들은 식이 칼슘 섭취가 높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져 왔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칼슘 섭취가 적은 인구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고려대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나라의 골다공증 환자에서 칼슘 보충제의 사용과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을 심층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의 건강보험공단 코호트 데이터를 통해 2만2594명, 54개월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칼슘만 복용한 환자 1만1297명과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한 1만1297명을 비교한 결과, 칼슘 보충제 단독요법의 경우 칼슘 보충제 미사용 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약1.54배, 특히 허혈성심질환의 위험도가 약 1.89배 증가했고 복용기간이 길고 복용 용량이 클수록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칼슘 보충제와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이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김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칼슘 보충제 단독 복용은 심혈관 관련 질환, 특히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도와 용량, 복용 기간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칼슘 보충제의 단독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 심혈관 질환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신곤 교수는 "골다공증 환자에게 무조건적인 칼슘 보충제 섭취 권장보다는 환자 개인별 특성에 맞춰 용량 및 비타민D 병합요법 고려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향후 심혈관 위험도 뿐만 아니라 골절 등 연관 질환, 그리고 사망률까지를 포함하는 추가 분석을 통해 칼슘과 비타민D의 포괄적인 이익-위험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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